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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기물파손 3억 요구에…동덕여대 총학 "지시한 적 없어, 못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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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자대학교 처장단이 지난 21일 총학생회 학생들과 면담을 하기 위해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교내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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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학 전환'을 두고 시위를 벌였던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대학 측과 면담에서 건물 점거와 래커칠 등 행위를 '지시한 적 없다'며 학교에 발생한 피해와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학교 측이 청구한 3억원대 기물 파손 비용에 대해 변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21일 오전 동덕여대 측과 총학생회는 면담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학 측은 남녀공학 전환 중단을, 총학생회 측은 수업 재개를 결정했다. 학생들이 공학 전환 철회를 촉구하며 건물 점거와 수업 거부 등 시위를 이어 간 지 열흘 만이다.

총학생회 측이 공개한 속기록 문건에 따르면 이날 면담에서는 거칠었던 시위와 이에 따라 발생한 피해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관련해 총학생회 측은 건물 점거와 래커칠 등 행위가 총학생회 주도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총학생회 측은 "학교 본관, 백주년 기념관 등 점거는 학생회 주도하에 진행된 부분이 아니다"라며 "학우분들이 분노로 자발적으로 행동한 것"이라고 했다.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취업 박람회 기물 손괴에 대해서도 "우리가 학우들에게 지시한 게 아니다"라고 관련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백주년 기념관 앞에 늘어선 근조화환과 플래카드에 대해서도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장 주도하에 진행된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동덕여대 학생처장이 "플래카드로 가장 크게 명시한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는 여자대학의 존재 가치를 이야기하는 해방과 성평등, 이런 것들 관련해서는 학생회의 의견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를 묻자, 총학생회 측은 "특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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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동덕 100주년 기념관 앞에 남녀공학 전환을 규탄하는 근조화환과 문구들이 새겨져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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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페인트칠과 래커칠에 대해서도 총학생회 측은 "우리와 직접적인 관계성이 없다"며 "페인트칠, 래커칠도 학교에 와서 처음 봤다. 직접적인 관계성을 찾는 것과 관련해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고 했다.

학교 측이 취업 박람회 기물 파손 등으로 발생한 피해 금액 3억3000만원을 청구한 것에 대해서도 총학생회 측은 "못 낸다"고 답했다.

학교 교무처장이 "그럼 어떡할 거냐. 학교에서 대신 내줘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하자, 총학생회 측은 "우리도 모른다, 낼 생각 없다"고 답했고 해당 안건에 대한 논의는 끝났다.

동덕여대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대학에 발생한 피해 추정액은 최소 24억4000여만원에서 최대 54억4000여만원이다. 이중 페인트칠, 래커칠 등을 지우는 비용에만 20억~50억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대학이 재학생을 비롯해 새로 입학하는 학생들이 해당 비용을 부담하는 '연대 책임'으로 피해를 복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이렇게 된다면 최대 피해 금액 54억원을 기준으로 일회성이지만 재학생 등록금이 약 83만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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