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HD현대일렉트릭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
올해 코스피 종목 주가 수익률 1위는 HD현대일렉트릭이었다. 글로벌 증시 랠리에서 한국만 소외된 와중에도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연초보다 4배 이상 올랐다. 연초에 1억원을 투자했다면 지금은 원금 포함 4억원을 넘길만큼 주가가 오른 셈이다.
21일 코스피시장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전일 대비 8000원(2.18%) 내린 35만9000원에 마감했다. 연초부터 숨가쁘게 상승해온 주가는 지난 12일 41만35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찍은 뒤 잠시 주춤하다. 그럼에도 주가는 연초 대비 348%대 올라 여전히 높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7%대 내린 것을 감안하면 약세장을 뚫고 선전했다.
주가 강세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과 노후 송배전망 교체로 전력기기 업체들이 슈퍼사이클을 맞은 영향이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초고압 변압기 등의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공급은 부족한 탓에 단가가 오르며 국내 전력기기 업체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전력 수요 급증이 미 대선 결과와 상관없는 이슈라는 점도 투자를 부추겼다.
HD현대일렉트릭의 실적도 배전기기와 회전기기 매출 성장에 따라 훌쩍 뛰었다. HD현대일렉트릭 영업이익은 2021년 97억원에서 지난해 3152억원으로 2년 만에 30배 넘게 상승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대, 257%대 증가하면서 2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냈다.
올해 3분기에도 HD현대일렉트릭의 실적은 매출액 7887억원(전년 동기 대비 +13.6%), 영업이익 1638억원(+91.8%), 영업이익률 20.8%로 선방했다. 매출은 7개 분기 만에 전 분기 대비 역성장 했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고, 비수기에도 영업이익률이 20%대로 유지된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이 나왔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에도 나서 호평을 받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독립법인 출범 이후 최초로 분기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달 보통주 1주당 1100원의 현금 분기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396억원 규모로 시가배당률은 0.34%였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변압기. /사진제공=HD현대일렉트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가가 대폭 올랐지만 증권가는 여전히 목표가를 높이는 추세다. 최근 한달간 HD현대일렉트릭에 대해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 11곳 중 6곳은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곳은 삼성증권(50만2000원)이었다. 현 주가 대비 39%대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듭된 호실적에도 아직 피크아웃(정점 통과)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최근까지 회사 외형 성장을 이끌어온 판가 인상 효과가 지속되고 있고, 올해도 제품 판매 단가는 여전히 상승 추세로 매출 구성도 개선 여력도 존재한다. 장기로는 북미 지역 제품 가격 급등이 타 지역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가격 인상 효과를 생각보다 오래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주가를 훌쩍 올려놓은 호황이 오래 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비수기였지만 북미 비중 확대, 단가 상승으로 20% 이익률을 기록했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과 더불어 북미의 전력인프라 장기투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호황, 유럽시장 회복 등으로 피크아웃 시점이 이연됐다. 변동성에도 매수 트레이딩 관점을 유지한다"라고 평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