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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농사짓는 것, 농산물 포장하는 것[금요일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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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 해 동안 철따라, 날마다 달라지는 일을 능숙하게 해내야만 멀쩡한 채소와 곡식과 과일을 얻는다. 그러니 농사를 짓는 것과 농산물을 포장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일인데, 요즘은 그걸 같은 사람에게 다 해내라고 밀어붙인다. 몇년 전부터 모든 농사꾼을 농업경영인이니, 농업경영체니 하면서 관리를 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을 보고 있으면 농업인에 대해서, 농사짓는 사람이라는 부분보다 농산물 파는 사람이라는 부분을 더 강조하는 게 아닌가 싶다.” <농사연장>(상추쌈)


귀농한 저자는 농사짓는 것을 배우는 것보다 농산물 포장재를 찾고 이를 포장하는 게 더 어려웠다고 말한다. 여러 작물을 조금씩 짓는 농사일수록 더 건강한 농산물이 나오기 쉽지만 그러자면 택배를 이용해 직거래를 해야 하고 포장하고 파는 일까지 다 해내야 한다는 것. 조금씩, 때마다, 적은 돈으로 직접 포장을 해야 하고 무엇보다 먹을거리를 싸야 한다는 조건이 가장 까다롭다. 최근 농산물을 가공하고, 포장하고, 판매하는 것을 다루는 책들도 늘었다. 농산물 포장이니 디자인이니 하는 강좌도 늘어났다. 그러나 일이 책 읽고 강의 몇번 듣는다고 될 리 없다. 출판으로 보면 농사꾼이 작가라면 포장은 제작을 맡은 이들이 하는 일에 가깝다. 저자는 유독 농사만 이를 한 사람에게 다 해내라 한다고 꼬집는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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