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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검은 수염’이라 불린 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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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나는 역사다] 에드워드 티치 (1680께~1718)



에드워드 티치는 ‘해적의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해적. 널리 알려진 별명은 ‘검은 수염’. 우리 귀에도 익다. 덩치 큰 사내가 무릎까지 장화를 올려 신고 가슴에 권총 세자루를 찬 채 눈을 부라리고 다녔다. 높은 모자 아래 도화선을 늘어뜨리고 불을 붙였다.



서인도제도 카리브해를 무대 삼아 해적질을 했다. 프랑스 상선을 나포해, ‘앤 여왕의 복수’라고 이름을 바꿔 기함으로 삼았다. 가장 악명 높은 활동은 해적 함대를 이끌고 미국 땅의 찰스턴시를 일주일 동안 봉쇄한 사건. 도시 주민을 인질로 삼아 몸값을 요구.



여기까지 보면 살인과 약탈에 굶주린 미치광이 같다. 실제로는 셈이 밝은 전략적 인물이었다. 사회적 지위가 높던 선장의 아들로 태어나, 복잡한 항해 장비를 다룰 줄 아는 교육받은 사람. 읽고 쓸 줄 알았고 사회 지도층 인사와 교류했다는 것이다. 마지막 전투를 벌이기 전까지 그가 직접 사람을 죽였다는 기록도 없다고. 오늘날 연구자들은 그가 일부러 공포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고 추측한다. 사람들을 겁주어 편하게 해적질하려 했다는 것.



검은 수염은 노스캐롤라이나 총독 찰스 이든과 친분이 있었다. 1718년 6월에는 사면도 받는다. 그러나 8월 말부터 다시 해적질을 한다. 버지니아 총독 알렉산더 스포츠우드는 검은 수염을 죽이기로 한다. 자기의 관할 지역이 아닌 노스캐롤라이나에 군대를 보냈다.



11월17일, 해군 메이너드는 60명의 병사를 두척의 배에 태우고 검은 수염 일당을 소탕하기 위해 떠났다. 11월22일, 메이너드의 배 두척이 검은 수염을 체포하러 다가간다. 검은 수염이 대포를 쏴 배 한척을 날려버린다. 메이너드와 병사들은 다른 배 갑판 아래에 숨어 있다가, 배에 올라탄 검은 수염을 기습. 검은 수염은 총 다섯방에 칼 스무방을 맞고 숨을 거둔다. 메이너드는 검은 수염의 목을 잘라 뱃머리에 매달고 돌아온다. 검은 수염의 두개골이 미국 어느 술집에서 1930년대까지 술잔으로 쓰였다는, 정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증언이 있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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