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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트위터 직원 내쫓듯…머스크 “공무원들 사무실 출근하고 워싱턴서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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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9일(현지시각) 텍사스주 브라운즈빌에서 열린 스페이스엑스 스타십 로켓 6차 시험발사 현장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브라운즈빌/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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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징이 된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가 정부 예산을 줄이겠다는 구실을 대며 공무원 재택근무 제도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연방기관을 수도인 워싱턴 밖으로 이전해 공무원의 자발적인 퇴직을 유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230만명에 이르는 연방 공무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와 인도계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는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연방 공무원에게 주5일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하면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 출근하길 원치 않는다면, 미국 납세자들은 코로나19 시대의 특권이던 재택근무에 대해 임금을 지급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선출되지 않은’ 연방 공무원들이 과도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규제 철폐 △행정 감축 △비용 절감을 열쇳말로 이런 주장을 폈다.



두 사람은 “헌법상 허용되고 법령으로 정해진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인력”을 추려 “폐기되는 연방 규정 숫자에 최소한 비례하는 숫자의 공무원을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조처를 위한 근거로 “기존의 통념에선 공무원보호법이 연방 공무원을 해고할 수 없도록 막고 있으나 그 목적은 정치적 보복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특정 직원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인원 감축’은 허용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트럼프는 대규모 해고부터 연방기관의 워싱턴 밖 이전까지 행정의 과잉 성장을 줄일 수 있는 경쟁 서비스 규칙을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며 이런 조처 모두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의회 허가를 받지 않거나 의회가 의도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되는 예산이 연간 5천억달러(약 699조원)를 넘는다며 공공방송공사(CPB·5억3500만달러)와 국제기구(15억달러) 지원금, 진보단체 보조금(3억달러) 등을 줄이겠다고 했다.



시엔엔(CNN) 방송은 이 논의 과정을 알고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효율부의 정책 우선 순위에는 전체 연방기관에서 재택근무를 바로 종료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며 “이와 함께 기관을 워싱턴 밖으로 이전한다면, 많은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퇴사해 새 행정부가 직원 수를 줄이고 정부 예산을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효율부의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방향성은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한 뒤 내린 첫 지시와도 겹친다. 당시 그는 직원 절반을 해고했고, 남은 직원들에게는 사무실에 출근해 매주 최소 40시간 이상 근무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정부 기관 다수는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공무원의 재택근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시엔엔은 인사관리처 데이터 등을 토대로 재택근무가 승인된 연방 공무원이 130만명에 이르고, 재택근무를 하는 이들 공무원은 업무 시간의 약 60%만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집단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들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물가가 저렴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허용됐다. 공무원들은 시엔엔에 “가장 가까운 사무실까지 가려면 2~3시간씩 출퇴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무실에 오도록 강요하면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80만명 이상의 가입한 미국 공무원 연맹(AFGE)의 에버렛 켈리 회장은 성명을 내어 “연방 공무원이 대면 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데이터와 현실이 뒷받침하지 않는다”며 “근로조건 변경과 관련해서는 정상적인 단체 교섭 절차를 통해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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