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통신장관 미셸 롤랜드가 21일(현지시각) 의회에서 온라인 안전법 개정안의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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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의 노동당 정부가 16살 이하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이들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막는 ‘온라인 안전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법안에는 집권 노동당뿐 아니라 주요 야당인 자유당도 반대하지 않고 있어, 의회 통과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 스냅챗과 같은 소셜미디어 업체가 이들 청소년의 사용을 막지 않으면 최대 4950만오스트레일리아달러(약 450억원)의 벌금을 매기도록 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이들 소셜미디어 기업에 사용자에 대한 엄격한 나이 인증을 요구할 계획이다. 소셜미디어 기업은 생체정보나 정부가 공인한 신분증 등을 통해 나이 인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부모의 허락을 받아도 예외를 허용하지 않으며, 이미 소셜미디어 계정을 갖고 있더라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게 돼 있다. 다만 법안은 16살 이하 청소년이 메시지를 보내거나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을 막진 않는다. 또 헤드스페이스와 구글 클래스룸, 유튜브 같은 교육이나 건강 관련 서비스에 접속하는 것도 허용한다.
법안은 또 사용자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소셜미디어 기업이 수집한 정보는 모두 파기할 것을 요구하는 강력한 개인정보보호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나오는 틱톡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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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성명을 내어 “이 법안은 획기적인 개혁”이라며 “몇몇 아이들은 우회로를 찾아낼 것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우리는 소셜미디어 기업에 이런 아이들의 행위를 막으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야당인 자유당은 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며, 녹색당은 법안에 좀 더 세밀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추진되는 법안이 가장 엄격한 쪽에 속한다. 프랑스는 지난해 15살 이하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를 제안했다. 그러나 부모의 허락을 얻으면 사용할 수 있는 등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미국은 소셜미디어 업체에 13살 이하 어린이의 데이터 접근에 대해 부모의 동의를 얻을 것을 요구해 왔다.
미셸 로랜드 오스트레일리아 통신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많은 청소년에게 소셜미디어는 해로울 수 있다”며 “14~17살 청소년의 3분의 2가 마약 남용이나 자살, 자해처럼 극단적으로 해로운 온라인 콘텐츠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며 “그것이 소셜미디어 기업에 사용자 보호 의무를 지우기 위한 큰 변화를 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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