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현장에서]대통령의 '지스타' 응원이 공허한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무부처 장차관도 불참…규제 강화되고 지원책 미비

비즈워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 개막식에서 영상으로 축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는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신기술을 활용한 게임 제작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4' 개막식에 축사 영상을 보내 "게임은 국민 63%가 즐기는 대표적인 여가문화로 발전했고,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지스타 20주년을 축하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축사 영상을 보냈다.

현직 대통령이 지스타 개막식에서 영상으로나마 축사를 전한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의원 시절 지스타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는 찾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또한 대선후보로 방문한 게 전부였다.

게임 지원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신기술을 활용한 게임 제작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메시지와 달리 실제 행보는 미지근해 아쉬움이 남는다.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통과됐고, 역대급 과징금 폭탄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이어지면서 국내 게임사를 향한 규제의 칼끝은 한층 예리해졌다.

반면 게임산업 진흥책은 3년 내내 지지부진하게 끌다가 이제 시작단계에 들어섰다. 'e스포츠 지역연고제'와 e스포츠 전용경기장이 주요 계획으로 담긴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산업 종합 진흥계획'은 지난 5월 발표돼 이제 삽을 뜨는 단계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P2E게임 등은 규제완화를 논하기도 전에 성장세가 멈춰서다시피 했다.

지금까지 나온 게임산업 진흥책도 구체성이 떨어지고 업계의 목소리를 담지 못해 "실속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게임 제작비 세제 지원은 이번 진흥책에서도 빠졌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게임 제작비에 세액공제 혜택을 지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쉽다.

그나마 정치권에서는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세액공제 대상을 영상콘텐츠뿐 아니라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을 상정했는데, 428개에 달하는 법안 중 341번째로 후순위에 배치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문화체육관광부의 관심도 아쉽다. 올해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신 윤양수 콘텐츠정책국장이 참석했다. 지난해 유 장관이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부산까지 내려와, 14년 전 입었던 지스타 기념 점퍼를 꺼내입고 전야제 격인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참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게임산업 시장규모는 쪼그라들며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추산한 2023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약 10조79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9% 줄어들었다. 지난 16일 지스타 전시관을 찾은 정연욱 의원은 양당 대표들이 내년 지스타에 참석해 행사를 '붐업'시키겠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정부와 국회가 게임산업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