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조, ‘파면 간부 복직’ 두고 노‧노 의견 차

‘파면‧해임 간부 복직’ 두고 노조간 의견 갈려
3노조 “1‧2노조, 임금 및 복지보다 복직에 무게”
1‧2노조 “사실 아냐…논의 지속 위한 안건일 뿐”

2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 타거나 내리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와 임단협을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파면·해임 간부 복직’을 두고 노조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3노조 일각에서는 공사 내 중심 노조인 1‧2노조가 임금‧복지 개선보다 복직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지만 두 노조는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21일 서울교통공사 노조 등에 따르면 공사는 올해 3개 노조와 개별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3개 노조 모두 임금 인상, 신규 인력 충원을 주요 안건으로 내세우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021년 임금이 동결되는 등 최근 몇 년간 임금 인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안전 운행 등을 위해 신규 인력 채용도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MZ노조’로 불리는 3노조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올바른노조)’에서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1노조)과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2노조)가 두 안건보다 ‘파면‧해임 간부 복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임단협 요구안에 복직 문제를 포함해 이를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1‧2노조 모두 임단협 요구안에 관련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1노조의 경우 ‘2024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에 ‘노동조합 활동 보장’ 명목으로 노조탄압 중단 및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부당징계 철회 및 원상회복, 집단해고 관련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판정 수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2노조 역시 단체협약 요구안에 ‘부당해고 원직복직’을 포함했다. 반면 3노조는 복직 관련 안건을 임단협 요구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올바른노조 관계자는 “임금 인상과 신규 인력 충원은 공사 직원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반적인 문제”라며 “1‧2노조의 경우 해고자 복직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3월 공사는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을 유급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는 ‘타임오프제’ 사용자 311명을 전수조사해 34명의 간부가 근무 태만으로 확인됐다. 공사는 이들 중 20명을 파면하고 14명을 해임한 바 있다.

이후 징계 대상자인 노조 간부 32명은 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제출했다. 8월 지노위는 이들이 낸 구제 신청을 인용하며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해고는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지노위 판결에 따라 이들은 현재 복직했다. 그러나 공사는 이 판정에 불복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제기했다. 재심에서 공사 측 의견이 받아들여질 경우 이들의 복직은 취소된다.

일각에서는 파면‧해고 간부의 복직 자체가 임단협 안건이 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미 공사 측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한 만큼 복직 문제는 이미 노사의 손을 떠났다는 것이다.

1‧2노조 역시 복직 문제보다는 인력 부족, 열악한 근로환경 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임단협 안건으로 복직 문제를 포함한 것은 공사 측과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선언적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1노조 관계자는 “임단협 기간 이전 해고자 복직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다뤘던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임단협을 시작하며 노조는 근로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인 임금과 복지를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2노조 관계자 역시 “복직 문제는 중노위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근무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동조합 인원의 약 60%를 차지하는 1노조가 정시 운행, 2인 1조 운행 준수 등 준법 운행에 나서며 전날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 일부 구간에서 열차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날 하루동안 전동열차가 20분 이상 지연된 건수는 1호선 24건, 3호선 85건, 4호선 16건 등 125건이었다. 전체 운행 열차(3189대) 기준으로 정시율(열차가 예정된 시간에 운영되는 비율)은 96.0%를 기록했다.

[이투데이/이민재 기자 (2m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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