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 피해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아일랜드 보이즈’의 한 장면. 이주성(64)씨가 세트장에서 증언하고 있다. 진실화해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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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피해생존자들의 절절한 육성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공개된다.
진실화해위는 21일 오전 ㈜부뚜막고양이와 함께 기획·제작한 ‘아일랜드 보이즈-선감학원의 비밀’이 지상파 엠비시(문화방송) 티브이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통해 25일 오전 0시15분에 동시 방영된다고 밝혔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선감학원 피해생존자 230명에 대해 인권침해 진실규명(인권침해) 결정을 내린 바 있다. 1·2기 진실화해위에서 진실규명 결정 사건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일랜드 보이즈’는 총 50분 분량의 포케이 유에이치디(4K UHD) 고품질 다큐멘터리로 제작됐다. 진실화해위는 “강제수용과 감금, 학대, 탈출과 죽음의 이야기를 빛과 그림자 그리고 다양한 소품 등으로 재해석했다”며 “기록과 증언을 기반으로 만든 과장 없는 연출에 1020 미래세대들도 주목할만한 감각적 편집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선감학원 피해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아일랜드 보이즈’의 한 장면. 진실화해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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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중, 풍경 장면들을 위해 전문 촬영감독들이 투입됐고, 학대와 인권유린, 탈출과 죽음, 트라우마 등 각 주제별로 인터뷰 세트장이 설치됐다. 진실화해위 홍보대사를 지낸 배우 장현성이 내레이션 제안을 받고 흔쾌히 나섰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피해생존자들은 선감학원 생활이 ‘지옥’이었고, “어린아이들이 짐승 취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할머니를 기다리며 동생과 함께 놀고 있다가 잡혀 왔다는 이주성(64)씨, 아버지의 근무지였던 송도유원지에서 잡혀가 그를 찾으러 나온 두 명의 형과 함께 잡혀간 정효일(66)씨는 모두 자신을 보호해 줄 가정이 존재했지만 선감학원에 강제로 잡혀갔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생존자들은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면 이상할 정도(김혁원)”였으며 “깁스를 하고 누워 있으면 일을 안 해도 됐기 때문에 소마차에 발목을 집어넣어 부러뜨린 적도 있다(김성환)”고 선감학원의 참혹한 일상을 전했다. 심지어 기숙사에선 나이 많은 원생들이 남자아이들을 성폭행하는 일까지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선감학원 피해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아일랜드 보이즈’의 한 장면. 진실화해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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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역상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인 선감도의 선감학원은 1942년 조선총독부가 설립해 해방 직후인 1946년 2월 경기도에 넘겨준 아동강제수용시설이다. 경기도가 도유지 재산관리를 위해 1982년까지 직접 운영한 이곳에서 대한민국 현대사 최악의 아동착취가 벌어졌다. 진실화해위는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친 선감학원 사건 진실규명 결정에서 “위법적인 부랑아 정책에 따라 국가와 경기도가 부랑아로 지목한 불특정 아동을 선감학원에 강제 구금한 후 강제노동, 가혹행위, 성폭력, 생명권의 침해, 실종, 교육기회 박탈 등 장기간 총체적인 인권침해를 저질렀다”고 결론내렸다.
‘아일랜드 보이즈’는 진실화해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MBC 유튜브 채널, 웨이브 다시보기도 가능하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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