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황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 겸 매니저가 2024년 11월 20일 뉴욕시 법원에 도착하는 모습. 이날 그는 사기 및 시장 조작 혐의로 18년형을 선고받았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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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은행들에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힌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파산 관련해 20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이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한국명 황성국)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황 씨는 지난 7월 유선 사기, 증권 사기, 시장 조작 등 10개 범죄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이날 이같이 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에서 황 씨는 레버리지 거래를 하다 투자에 실패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배심원들은 그가 은행들을 상대로 다양한 속임수를 써서 자금을 끌어왔다고 보아 유죄를 평결했다.
이날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 헬러스타인 판사는 형을 선고하기 전 "당신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액은 내가 재판한 사례의 다른 어떤 손실보다 크다"고 말했다.
당초 검찰이 구형한 것은 징역 21년과 123억5000만달러 몰수, 그리고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이었다. 이번 선고 공판에서 앤드루 토마스 검사는 "이번 사건은 진정으로 국가적 재난으로 묘사될 수 있는 드문 사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헬러스타인 판사는 황 씨의 돈을 몰수해야 할지, 배상하도록 해야 할지에 대한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한 선고 공판은 21일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패밀리오피스(개인자산관리 회사) 헤지펀드 아케고스의 창립자이자 매니저였던 황 씨는 2021년 마진콜(추가증거금요구)을 맞추지 못해 사실상 파산하면서 월가 대형 은행들에 최소 100억달러의 손실을 입혔다.
황 씨는 월가 헤지펀드 업계의 전설 줄리언 로버트슨의 제자로, 아케고스는 미국·중국·일본·한국·유럽의 상장사에 투자했다.
주로 미국 미디어 업체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영국 온라인명품숍 파페치, 뉴욕에 상장된 중국 기술기업들인 GSX테크듀(교육업체),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 바이두(검색), 아이치이(동영상 스트리밍)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그러다 아케고스가 대거 롱포지션(매수)을 잡았던 비아콤CBS가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을 통해 30억달러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힌 후 비아콤CBS의 주가가 급락하며 마진콜을 유발했다. 같은 시기 중국 기술주에 대해서도 마진콜이 발생했다.
결국 아케고스는 잇단 마진콜을 감당하지 못해 추가 증거금을 내지 못하고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선언했다. 그동안 막대한 자금을 빌려줬던 월가 대형 은행들은 아케고스가 보유했던 주식을 강제청산 하며 대거 내다 팔아 치웠고 이에 따라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황 씨는 내부거래로 인해 한동안 월가 대형 은행의 요주의 인물이었지만 월가 은행들은 막대한 거래 수수료를 챙길 욕심에 그에게 거액을 대출해 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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