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라덕연 사태 반면교사 삼아야···적출 속도 높일 것"

[윤주혜 기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20일 KRX 컨퍼런스홀에서 학계, 법조계, 금융투자업계, 관계기관 등 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 건전증시포럼'을 개최했다.

해당 포럼은 자본시장 건전성 제고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과제 발굴과 개선방향 모색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이날 김근익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제재수단이 다양화되고, 자본시장법이 개정됨에 따라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신속한 포착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급격히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거래소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ATS 출범과 공매도 제도 개선에 대비해 제반을 정비하고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감시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본시장연구원 황현영 박사는 '해외 주요국 자율규제기관 기능 관련 제도 분석'을 주제로 한 첫 번째 발표에서 "거래소는 자율규제기구의 시장감시 업무에 있어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해외 주요국 자율규제기관의 특징과 기능의 비교분석을 토대로 시장감시 및 불공정거래 규제와 관련한 시사점을 발표했다.

김지경 삼일회계법인 이사는 '해외 주요국 자율규제기관의 시장감시 실무'라는 주제의 두 번째 발표에서 국내와 해외 주요국 자율규제기관과의 업무 영역, 조직·규모 및 시장감시시스템 관점에서 비교를 통해 국내 자율규제기관의 역할과 개선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김 이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도입한 통합감시체계 구축 사업 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불공정거래 적발을 위해 감시기법의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자본시장연구원 남길남 선임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패널 토의가 이뤄졌다. 현장에는 한국거래소 박종식 상무,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유성 교수, 법무법인 서정 김지헌 변호사, 삼성증권 전균 이사, 충남대 조은영 교수가 해외 자율규제기관 사례의 시사점과 국내 자본시장의 시장감시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박종식 거래소 상무는 "지난해 불거진 라덕연 사태로 인해 저희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지혜롤 만들어 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며 "신속한 불공정거래 대응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향후 발생가능한 불공정거래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 지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명확하다"며 "정책적 기조 역량을 강화한다는 기조 속에서 시장감시시스템을 정교화하고, 새로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식 상무는 시장감시 업무에 있어 데이터에 대한 활용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LLM(거대언어모델)이나 AI기술을 저희 데이터에 접목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적출의 정확성도 높이고, 특정 형태의 불공정거래도 더 빨리 파악해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사 업무를 수행하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등 감독 기관들과도 원활히 정보를 공유해 초동 조사 단계에서부터 정확도가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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