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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조폭 옆에 끼고 프로포폴 불법 판매… 14억 넘게 번 ‘피부관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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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까지 7개월간 417회 달해

조폭까지 상주… 檢, 의사 등 7명 구속

지난 6월19일 오전 11시24분, 서울 성동구 소재의 한 의원에 들어갔던 여성이 약 5시간 후 간호조무사의 부축을 받으며 나와 택시에 탑승한다. 다음 날 오전 9시42분에도 한 여성이 이 의원에 들어갔다가 오후 6시쯤 간호조무사의 부축을 받고 나오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검찰은 압수수색에 나섰고, 이 의원의 ‘피부관리실’ 냉장고에서 대량의 프로포폴과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를 발견했다.

세계일보

김보성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열린 프로포폴 등 불법투약 전문 의료기관 적발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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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의원은 1시간 투약 대금 100만원씩을 받고 수술용 전신마취에 사용하는 의료용 마약 프로포폴을 무제한으로 투약해 주는 불법투약 전문 의료기관이었다. 하루 최대 결제된 프로포폴 대금은 1860만원, 최대 투약 시간은 10시간24분에 달했다. 이 의원에선 또 다른 프로포폴 오·남용 의료기관 출신의 상담실장과 간호조무사들이 중독자들을 관리하고, 폭력조직 ‘당진식구파’ 조직원 김모(38)씨가 자금관리책으로 상주하는 등 조직적인 범행이 이뤄지고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김보성 부장검사)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조해 이 의원을 적발하고, 의사 서모(64)씨를 포함한 의료 관계자 등 6명을 마약류관리법·보건범죄단속특별조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세계일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중앙지검)에서 열린 프로포폴 등 불법투약 전문 의료기관 적발 브리핑에 압수품 프로포폴 박스들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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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 만에 총 417회에 걸쳐 약 14억6000만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을 불법 판매하거나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프로포폴 불법판매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프로포폴을 투약하지 않은 260명의 명의로 총 8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처방한 것처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허위 보고한 혐의도 있다. 이 의원에서 프로포폴 등을 투약한 중독자 24명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중독자 1명은 구속기소됐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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