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요셉 목사/지난 18일]
제가 왜 웃음이 만개하는지 아세요? 사랑이를 위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거 자체가 너무 좋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길을 걷던 아빠는 딸 아이 이름을 말하자마자 금세 눈물이 맺힙니다.
[전요셉 목사/지난 18일]
제가 사랑이를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시골 마을에서 20명 남짓한 신도와 작은 교회를 꾸려온 서른네 살 아빠 전요셉 목사, 지난 5일 부산에서 서울까지 국토대장정에 나섰습니다.
네 살짜리 딸, 사랑이를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전사랑]
사랑이 뭐 하고 싶어요? 우주선도 보고 싶고 나는 할 게 많아요.
사랑이는 올해 1월, '듀센 근이영양증'이라는 근육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근육 영양 상태가 망가져 퇴행하는 병인데, 10대에 걷지 못하게 되고 20대엔 호흡기가 필요해진 뒤 30대에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남자아이가 걸리는데, 여자아이가 이 증상이 생길 확률은 5000만 분의 1입니다.
완치제는 아직 없지만 최근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제가 나왔습니다.
이 약이 한국에 들어오려면 최소 몇 년은 걸릴 거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미국에 가서 하루빨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필요한 치료비만 46억 원입니다.
아무리 애써도 방법이 없던 아빠는 직접 두 발로 뛰며 후원을 요청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엔 불안한 마음이 컸지만,
[전요셉 목사]
치료비는 너무 거대하고 모금된 것은 아직 턱없이 부족한데 이대로 끝나면 어떡하지.
내 발걸음이 헛되게 되면 어떡하지.
곳곳에서 마주치는 따뜻한 마음 덕에 두려움을 덜어내며 부지런히 걷고 있습니다.
[옥천 시민]
애기 아픈가벼? 애기 아버지네. 아이고 애기도 이뻐라. 도와주지는 못해도 응원해.
46만 명이, 만 원씩 기부하는 '기적 챌린지' 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달 29일, 서울 광화문에 도착하는 아빠는 사랑이에게 이 말을 꼭 할 수 있길 기도합니다.
[전요셉 목사]
아빠가 오늘 여기까지 잘 걸어왔어. 우리 사랑이 잘 치료받고 아빠랑 같이 씩씩하게 다시 돌아와서 아빠가 갔던 이 예쁜 곳도 같이 가고. 우리 같이 행복하게 그렇게 여행을 같이 가보자. 사랑해.
강나현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