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개발 사업 진통
광장-주차장 정비 등 환경 개선… 내년 착공 예정이던 복합환승센터
민간 사업자 못 구해 공사 미뤄져… 대구시 “2030년까지 반드시 조성”
20일 대구 서구 이현동 서대구역 광장에 사람이 없어 텅 비어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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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10시경 대구 서구 이현동 서대구역 앞. 최근 개장한 새 주차장 두 곳에 차량 수십 대가 주차돼 있었다. 기존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다 만차인 것을 확인한 후 다시 새 주차장으로 향하는 차량도 눈에 띄었다. 한 이용자는 “주차난이 심각했는데 새 주차장이 생겨 앞으로 불편함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차장과 함께 새롭게 조성된 광장에서는 승객으로 보이는 몇 명이 옷깃을 여미며 역사를 향해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이들이 지나간 뒤 광장에는 한동안 인적이 끊겼다. 드넓은 광장이 10여 분 동안 텅텅 빈 채로 남겨졌다. 갑작스레 쌀쌀해진 날씨에 찬 바람까지 불자 휑한 광장의 공허함은 더욱 커졌다.
주변 환경은 텅 빈 광장을 을씨년스럽게 만들었다. 새로 지어진 광장은 깨끗하게 잘 정돈돼 있었으나 주변의 오래된 공장과 고물상 등 낙후한 건물이 이질감을 뿜어냈다. 새 주차장 주변도 마찬가지였다. 주민 김명자 씨(62)는 “명색이 대구 관문인데 광장과 새 주차장이 들어서도 서대구역은 여전히 볼품없다. 역세권 개발이 빨리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개통 2년을 맞은 서대구역에 광장과 새 주차장이 들어서며 제 모습을 갖춰 나가고 있다. 연말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과 함께 추가 도약도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당초 계획했던 복합환승센터 조성 등 역세권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해 수요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대구시는 시비 570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1월부터 서대구역 네거리 인근에 광장 한 곳과 새 주차장 두 곳 조성에 나섰고 최근 운영을 시작했다. 1만4000m² 규모의 광장은 수목이 어우러진 녹지 공간과 야외무대, 산책로 등이 있어 서대구역 이용객들과 시민들에게 쾌적한 휴식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새 주차장은 원래 광장 일부로 예정된 곳이었지만 서대구역의 주차난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따라 임시 주차공간으로 활용키로 했다. 새 주차장 개장으로 추가된 주차면은 276면이다. 기존 주차장 220면(남측 171면, 북측 49면)과 함께 주차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대구 역세권 개발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로 남아 있다. 대구시는 2030년 복합환승센터 건립이라는 중기 목표만 갖고 있을 뿐이다. 당초에는 2025년 첫 삽을 떠 서대구역 일대에 동대구복합환승터미널과 같은 환승 시설과 숙박, 업무, 유통, 문화, 주거 시설 등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에 뛰어드는 민간 업체가 없어 착공 시기는 기약이 없게 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건설 경기 불황과 대내외적 경제 상황으로 민간 투자 유치가 어려운 상태다. 고무적인 소식을 들려 드리고 싶으나 현재로서는 투자 의향을 보이는 곳이 없다”며 “2030년 복합환승센터 조성 계획은 변함없으며 목표 달성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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