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인수 AI 스타트업 ‘OST’
공동창업자 호록스 교수 인터뷰
지난 5일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4'에서 옥스퍼드 시맨틱 테크놀로지스(OST) 공동 설립자 이언 호록스 옥스퍼드대 교수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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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챗GPT가 세상에 나온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스마트폰과 가전 등 곳곳에 탑재되고 있다. 현재 생성형 AI 개발에 가장 많이 쓰이는 기술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나 머신러닝(기계 학습)이다. 덕분에 사용자의 편의성이 높아졌지만, 아직 환각이나 오답을 내는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인수한 AI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ST)’는 이를 보완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바로 ‘지식 그래프 (Knowledge Graph)’ 기술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OST 공동 설립자 이언 호록스(66) 옥스퍼드대 교수는 인터뷰에서 “생성형 AI는 확률 기반으로 추정되는 값을 제공하는 반면, 지식 그래프는 논리를 기반으로 정확한 답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정확성 높은 지식 그래프
영국 AI 스타트업 OST는 호록스 교수가 같은 대학교 보리스 모틱, 베르나르도 쿠엔카 그라우 교수와 함께 2017년 공동 설립한 회사다. 호록스 교수는 맨체스터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7년부터 옥스퍼대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웹 분야에서 사용되는 추론용 표준 언어(OWL)의 창시자다. 특히 박사 시절부터 지식 그래프에 관심을 갖고 연구했다.
두 기술 모두 특정한 단어의 관계를 구축해 논리적으로 연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는 “원천 기술에 대해서 오랫동안 연구를 했지만, 대학에서 구현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실제 연구한 결과물을 사업화해 사회에 직접 적용하고 싶어 창업했다”고 말했다.
OST의 핵심 기술은 지식 그래프다. 지식 그래프는 데이터를 사람의 지식 기억, 회상 방식과 유사하게 저장·처리한다. 호록스 교수는 “지식 그래프 기술의 장점은 정확성이다”라며 “LLM은 방대한 양의 내용을 학습하지만 정확도는 확신할 수 없고, 무엇보다 시스템 내에서 어떻게 정답이 나오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LLM이 답변을 내놓는 과정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블랙박스에 비유된다. 반면 지식 그래프는 정확한 지식들을 선정해 이들의 관계를 연결하고, 규칙을 바탕으로 정확한 답변을 추론하기 때문에 답변에 이르는 과정이 명확하다.
그는 “지금까지 AI의 발전은 LLM의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집중해왔지만 그 한계가 명확하다”며 “LLM과 지식 그래프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규모 정보를 바탕으로 한 확률적 추론과 논리적 추론을 하는 지식 그래프가 상호보완 관계라는 뜻이다.
◇온디바이스 AI에 활용
호록스 교수는 “지식 그래프는 정확한 답변이 필요한 다양한 곳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OST의 기술이 적용된 대표 사례가 로봇 공장이다. 제품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부품 수만 개를 연결해야 한다. 사람이 직접 매뉴얼을 보면서 손으로 조립하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최적의 연결점을 알려주는 지식 그래프는 시간을 단축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대규모 사진을 학습한 머신러닝 기술로 초음파 사진을 분석해 질병을 파악한 뒤, 그 이후의 처치를 도와주는 역할에 지식 그래프가 쓰일 수 있다. 그는 “이 외에도 은행 쪽 규제와 관련된 내용이나 자율주행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OST는 삼성전자와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내장형) AI 에 OST의 지식 그래프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앱별로 분산돼 있던 정보와 맥락을 연결해 기기를 개인화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모바일 제품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TV와 가전 등으로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호록스 교수는 “미래에 개발할 제품에 지식 그래프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장기적인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지식 그래프는 관련 있는 정보를 서로 연결된 그래프 형태로 표현해 주는 기술이다. 데이터를 통합하고 연결해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빠른 정보 검색과 추론을 지원한다. 개인화된 인공지능(AI)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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