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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AI로 실제 목소리·감정 따라 반응… 게임 속 캐릭터, 진짜 사람처럼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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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용한 게임 개발 잇따라

“당신은 진짜 사람인가요, 아니면 게임 속 캐릭터인가요?” 한 남성이 길을 가다가 지나가던 여성에게 말을 걸자 여성은 “이상한 질문에 대답할 시간 없어요”라며 퉁명스럽게 답한다. 최근 예고 영상으로 공개된 게임 ‘파라다이스’의 한 장면이다. 인공지능(AI)으로 동작하는 게임 속 캐릭터들은 저마다 이름과 직업을 갖고 일상을 지내고 있으며 음성 대화가 가능하다. 게임 개발사 측은 “실제 목소리, 감정, 행동에 따른 반응이 있어 진짜 살아있는 사람처럼 행동한다”고 했다.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파라다이스는 홍콩의 한 게임사가 개발했다. 일각에서는 게임 속에서 화폐처럼 사용되는 특정 가상화폐를 띄우기 위해 만든 스캠(scam·사기) 영상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AI 게임 캐릭터를 이용해 현실 같은 가상 공간을 만드는 데 이용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단순 반복적이었던 작업을 AI로 자동화하거나 게임 내 스토리를 AI가 대신 짜주는 일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게임 속 캐릭터가 실제 사람처럼 소통한다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게임사들도 AI를 이용한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다. 크래프톤은 개발 중인 게임 ‘인조이’에 현실 속 사물을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면 게임에서 사물의 뒷면을 예측해 3D로 만드는 등 AI 기술을 도입한다. 크래프톤 산하 게임 개발사 렐루게임즈가 내놓은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하 마법소녀)은 단 세 명이 개발했다. 게임 내 모든 그래픽은 생성형 AI를 이용해 만들고 AI 음성 인식 기술로 이용자의 감정과 의도를 분석하도록 해 한 달 만에 내부 데모 버전을 만들었다.

국내 게임사 반지하게임즈는 AI를 활용해 가상의 소셜미디어에서 사건을 파헤치는 추리 게임 ‘페이크북’을 개발했다. 이 게임에서는 2000여 가상 이용자가 게시물 수천 건을 공유하는데, 개발진은 AI를 활용해 이미지와 게시 글 등을 만들어냈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거대 언어 모델(LLM) ‘바르코’로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고 AI NPC를 만드는 등 게임 개발에 필요한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황규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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