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0 (수)

"공산주의자와 거래 않겠다"던 밀레이, 시진핑과 정상회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트럼프 별장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 주최 만찬에 참석한 하비에르 밀레이(오른쪽)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귀엣말을 하고 있다. 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때 중국 정부를 '살인자'로 불렀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19일(현지시간) 정상 회담을 가졌다. 이를 두고 지난해 대선 유세에서 “공산주의자와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밀레이 대통령의 입장이 180도 돌변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아르헨티나와 함께 금융 협력을 이어가 아르헨티나의 경제와 금융 안정을 돕겠다”며 아르헨티나에 절실한 통화 스와프 등의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 아울러 내년 1월 밀레이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하비에르 밀레이(왼쪽)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회담에서 시 주석은 “올해는 중국·아르헨티나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라며 “앞을 계승하고 뒤를 여는, 과거와 잇고 미래를 시작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밀레이 대통령의 반중(反中) 입장에 대한 전환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겠다”며 화답했다. 그는 “중국이 아르헨티나를 위해 경제 금융에 귀중한 도움을 제공해준 데 감사하다”며 “대만 문제에서 중국의 입장을 굳게 지지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굳게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아르헨니타는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해 명쾌한 주장을 펼쳐준 데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신화사가 전했다.

중앙일보

지난 14일(현지시간)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 “트럼프·밀레이 관계에는 한계가 없다”며 “밀레이는 남반구에서 트럼프의 미국과 전략적 동맹이 되어 아르헨티나의 지정학 야망의 문을 열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X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밀레이 대통령의 밀접한 관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우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열렬한 지지자를 자처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난 뒤 X(옛 트위터)에 “트럼프·밀레이 관계에는 한계가 없다”며 “밀레이는 남반구에서 트럼프의 미국과 전략적 동맹이 되어 아르헨티나의 지정학적 야망의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트럼프 별장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 주최 만찬에 참석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좌로부터 헤라르도 웨르테인 아르헨티나 외교장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밀레이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 카리나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비서실장. 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지난 15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선거 이후 만난 첫번째 외국 지도자라고 보도한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넷 신문. 밀레이 대통령 X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국 마러라고에서 열린 ‘미국 우선 정책연구소(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역사상 최대의 정치적 재기”라며 트럼프를 치켜세웠다. 그는 “이로써 자유의 바람이 훨씬 더 강하게 불게 되어 세상은 훨씬 더 나은 곳이 됐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밀레이는 “서구의 가치를 부끄러워하는 사람들과 그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 국가의 정당과 자유 시민의 정당, 규제의 정당과 자유의 정당으로 세계가 두 개의 거대한 대립각이 형성되고 있다”며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와 자유에 대한 같은 사랑을 공유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미국의 대변인을 자처했다.

중앙일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장에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올라프 숄츠(오른쪽) 독일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EPA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숄츠 獨총리 “누구도 이웃 두려워하며 살아선 안 돼”



한편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시 주석과 회담을 갖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 숄츠 총리는 회담에서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와 싸우는 북한군 1만1000명 배치로 인한 긴장 고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내년 2월 총선을 앞둔 숄츠 총리는 회담에서 “작은 이웃이 크고 강한 이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며 “충분히 강력하다고 여기는 누군가가 단지 이웃 나라 일부를 정복하겠다고 말하는 사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숄츠의 '두려운 이웃'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뿐 아니라 대만 주변에서 군사 훈련을 하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지적한 것이라고 독일 도이체벨레는 지적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