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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으르렁” 철문에 몸통 ‘쿵’…마을 내려온 백두산 호랑이, 사람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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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민가에 내려온 백두산 호랑이. /X(옛트위터)


중국 동북 지역에서 백두산 호랑이가 마을로 내려와 주민 1명을 물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각) 중국 헤이룽장일보, NTDTV 등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치타이허시 보리현 관할의 지싱 조선족·만족향에 내려온 백두산 호랑이 1마리가 마을 주민 A(65)씨의 왼팔을 물고 달아났다.

보리현 당국은 “이날 오전 6시쯤 지싱향 창타이촌에서 호랑이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며 “주민 1명이 호랑이에게 물려 의료기관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현재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랑이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며 “인접 주민은 대형 야생 동물의 흔적을 발견할 경우 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피해 주민의 가족은 “호랑이가 아버지 쪽으로 쓰러지면서 발로 아버지의 옷깃을 뭉갰다. 아버지는 팔로 호랑이를 막으려다가 손을 물어 뜯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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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문을 닫자마자 백두산 호랑이가 돌진하는 모습. /X(옛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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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온라인상에는 호랑이에 공격당할 뻔한 남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철문 밖에서 뛰어다니는 호랑이를 발견했다. 시야에서 호랑이가 사라지자 이 남성은 철문 밖으로 나가 상황을 살폈다. 곧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이 남성은 황급히 철문 안으로 들어와 문을 잠갔다.

잠시 뒤 나타난 호랑이는 철문으로 돌진해 부딪혔다. 이 충격으로 철문이 일부 부서졌지만 다행히 남성은 몸을 피해 위기를 넘겼고, 호랑이도 자리를 떠났다.

이 남성은 현지 매체를 통해 “50~60m 떨어진 들판 끝에 서있던 호랑이가 갑자기 달려들었다”며 “으르렁 소리를 듣고 곧바로 문을 닫고 도망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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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문으로 돌진하는 호랑이. /X(옛트위터)


관계 당국은 현재 적외선 카메라, 드론 등을 동원해 호랑이의 흔적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호랑이가 이 마을을 떠났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베리아 호랑이·동북 호랑이로도 불리는 백두산 호랑이는 북한과 중국 동북지역, 만주, 러시아 우수리강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호랑이 종으로 알려진 이 호랑이는 멸종위기종으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지정돼 있다.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는 백두산 호랑이가 민가로 내려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작년 12월 러시아 하바롭스크 동부의 한 마을에서는 개와 산책하던 남성이 백두산 호랑이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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