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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밀착카메라] '정권 비판' 대자보 떼고, 대학 진입해 학생 체포…"2024년 대한민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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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일부 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학생들의 대자보를 학교가 임의로 떼어내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경찰 수백 명이 학교 안으로 들어와 학생들을 연행하는 일도 벌어졌는데, 대학가에서 일고 있는 논란을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9일 밤 국립부경대학교 캠퍼스 안.

[목 조르지 마세요! 놓으라고! 왜 목을 조릅니까?]

한 대학생 단체가 윤석열 정권 비판 행사를 막은 대학 결정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이자, 학교 측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너무나 참담합니다. 2024년 대한민국입니다.]

경찰 200명이 학교 안으로 들어와 10명을 체포했습니다.

지난 9일 토요일 밤에 이 대학 본부 건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당시 대학 측과 경찰의 행동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학생들이 준비 중인데 직접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학문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에서 경찰력을 요청해서 대학생들을 끌어낸단 말입니까?]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최예원/국립부경대 1학년 : 부경대학교 학생 입장에서는 이게 어이가 없는 거예요. 학교의 명예도 실추시킬뿐더러 여기서 왜 이런 정치적인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저는 그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립부경대 관계자 : '이 학생들을 잡아가라'라고 저희가 신고를 한 게 아니고요. (학생들이) 버티고 있는 와중에 1층 바깥쪽, 정문 바깥쪽에서 한 60명 정도 되는 다른 시위대가 몰려들었습니다.]

당시 체포됐다 풀려난 부경대 재학생의 설명은 다릅니다.

[왕혜지/국립부경대 4학년 : (해산하고 나가려는데) 문을 안 열어주고 그래서 여기 바깥에서는 '학생들 왜 못 나오게 하냐. 문을 열어줘라.' 그런 소란들 때문에 바로 앞이 도서관이기도 하고 학생분들도 궁금하신 시민분들도 좀 몰려들었던 것 같아요.]

농성을 마치고 귀가하려던 참이라, 더욱 놀랐다고 합니다.

[왕혜지/국립부경대 4학년 : 다들 겁이 나니까 이렇게 옆에 팔짱을 같이 끼고 있었거든요. 진짜 제 사지를 들고 이렇게 막 이렇게 목도 꺾인 채로 나가고…]

경남대학교에선 정치적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두고, 논란입니다.

경남대학교 정문 바로 뒤에 있는 게시판입니다. 며칠 전에 학생들이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이렇게 붙였는데요. 이걸 10분 만에 임의로 학교 측이 떼어내서 논란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런 학교 측의 행동을 비판하는 새로운 대자보가 이렇게 붙어있습니다.

지난 11일, 학교 관계자가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를 떼어냅니다.

이유를 묻는 학생에게 돌아온 답변.

[경남대 관계자 : 우리 학교 공공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내용을 붙이게 되어있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경남대 관계자 : 정치적 행위나 종교적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합당한 이유라 보기 어렵습니다.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학생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학칙은 '기본권 침해'라고 판단하고, 이런 규칙을 고치거나 삭제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명태균 씨의 모교 국립창원대학교.

역시 정권 비판 대자보를 학교가 임의로 떼어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학교 본부 직원이 임의로 떼는 모습을 보고 많이 실망했다라면서 학교 측의 처사를 비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번에는 자진 철거할 테니까 절대 떼지 말아달라 두 번째 경고다라고 문구를 달아놨네요.

[국립창원대 재학생 : 뗀 거는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요. 이런 제재가 없었는데. 다른 건 다 붙어있는데…]

창원대 측은 '민원이 들어와 뗐는데, 문제가 되자 다시 붙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창원대 관계자 : 어떤 구성원 중 한 분이 '저기 이런 게 붙어 있는데 떼야 하지 않겠나' (민원을 넣었고) 경비직의 어떤 분이 그걸 저희가 알기로는 한 4장 정도를 철거한 건 사실입니다.]

경찰이 캠퍼스 안에서 학생을 연행하고 대학이 학생이 붙인 대자보를 떼어내는 2024년의 현실.

하지만 그럴수록 대학 곳곳에서 목소리는 더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이제는 무작정 틀어막으려 할 게 아니라 어떤 목소리인지 귀를 기울일 때입니다.

[작가 강은혜 / VJ 장준석 / 영상편집 김영선 / 취재지원 홍성민]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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