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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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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한강에"…경찰 20분 토닥임, 난간 위 20대 손 내밀었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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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막는 서초경찰서 위기협상요원 12명→56명, 출동 시간 평균 3분

지난 16일 서울 반포대교 난간에 올라섰던 20대 남성이 경찰 위기협상요원의 설득으로 20분만에 구조됐다. /영상제공=서초경찰서"안전하게 모시러 왔어요. 손을 살짝 잡을게요."(서초경찰서 반포지구대 위기협상요원)

"혼자 있기 무서웠는데…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20대 남성 요구조자)

서울 반포대교 난간에 올라섰던 20대 남성이 이같은 경찰의 설득으로 20분 만에 구조됐다.

18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저녁 8시50분쯤 "친구가 술을 엄청 마시고 혼자 한강에 간 것 같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반포지구대 순찰2팀은 20대 남성 A씨의 휴대전화로 위치 값을 추적했다. A씨는 서울 서초구 반포대교 남단 기둥의 좁은 철제 난간에 앉아 있었다. 경찰은 소방당국에 에어매트 설치를 요청했다.

순찰 2팀에 소속된 위기협상요원 2명이 긴급 투입됐다. 이들은 먼저 경찰의 위기협상 매뉴얼대로 신분과 이름을 밝히며 천천히 다가갔다. 이후 A씨에게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냐"며 "어려운 일이 있으면 같이 이야기하고 고민해보자"고 했다.

A씨는 요원들의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 요원들은 "안전하게 모시러 왔다. 손을 살짝 잡겠다"며 요구조자의 손을 잡고 토닥였다. 그러면서 "괜찮다"며 "선생님 상황이 이해된다"고 했다. 요원 1명은 A씨 앞쪽에서, 다른 요원 1명은 뒤쪽에서 A씨의 손을 잡고 다리 위로 올라왔다.

난간 끝에 선 A씨를 설득하는 데 걸린 시간은 20분. 요원의 손을 잡고 올라온 A씨는 "혼자 있기 무서웠다"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후 지구대로 향하며 다리 위에 오르게 된 이유를 비롯해 힘들었던 이야기를 털어놨다.


자살 막는 서초경찰서 위기협상요원 12명→56명, 출동 시간 평균 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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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반포대교 난간에 올라섰던 20대 남성이 경찰 위기협상요원의 설득으로 20분만에 구조됐다. /사진제공=서초경찰서



서초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는 지난 4월부터 자살기도자에 특화한 위기협상요원을 육성하고 있다. 경찰서 강력팀과 여성청소년수사팀 직원 중에서 요원 12명을 선발해 운영했다가 지난 9월부터 서초경찰서 관내 지구대·파출소 지역경찰에서 56명을 지정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경찰 현장 도착 시간이 112신고 접수 이후 평균 3분대로 짧아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전국 최초로 범죄예방대응과 산하 3곳 계가 자살구조관리 체계를 완성한다. 범죄예방대응계가 위기협상요원 전문 교육을 실시하면 112상황실이 출동 지령을 내린다. 이후 질서계가 구조된 자살기도자를 지속 모니터링하는 식이다.

이번 구조에 나선 반포지구대 위기협상요원은 "전문교육 때 배운 대화 기법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던 계기였다"며 "이번 구조 사건을 계기로 자살 구조 업무에 대한 자신감도 갖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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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반포대교 난간에 올라섰던 20대 남성이 경찰 위기협상요원의 설득으로 20분만에 구조됐다. /사진제공=서초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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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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