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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한국 찾은 국제 활동가들 “플라스틱 소비는 선진국이, 피해는 후진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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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구의벗’ 활동가와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마지막 ‘정부간협상위원회’(INC-5)에서 생산 감축을 구속력 있는 협약에 포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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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멕시코에 이어 두번째로 쓰레기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매일 4천톤을 수입하는데, 이 중 25%가량이 플라스틱이에요. 그게 재활용되는 비율은 5%에 불과하고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나 마리아 엘살바도르 ‘지구의벗’ 활동가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외치며 이렇게 말했다. 플라스틱은 선진국에서 많이 소비하지만, 그 피해는 엘살바도르 같은 개발도상국이 받고 있다. 그러니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선 “생산 단계부터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지구의벗 활동가 10여명이 참여했는데, 이들은 오는 25일 부산에서 열릴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마지막 ‘정부간협상위원회’(INC-5)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방한했다. 플라스틱 협약에 ‘생산 감축’을 포함시킬 것, 그리고 한국이 개최국으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질 것 등이 이들의 핵심 요구다.



이들은 “이번 협약에서 ‘생산 감축’과 같은 핵심 문제를 담지 못한다면 협약은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리코 유리피두 남아공 지구의벗 활동가는 “플라스틱 협약에는 ‘생산 감축’, ‘화학물질 오염’ 등과 같은 핵심 문제가 꼭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은 화학물질로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 때문에 활동가들은 이번 정부간협상위원회는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을 만들어내야 할 뿐 아니라, 그 내용에 ‘생산 감축’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지구의벗 활동가인 샘 코사는 “오스트레일리아는 인도네시아와 같은 나라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많이 수출하는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남반구 국가들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대응하도록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유럽연합과 같은 나라들이 기여를 많이 해야 하며, 이 역시 이번 협상의 중요한 쟁점 중 하나”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개최국으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 규제와 비닐봉지 사용 금지 등을 유예하고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폐지하기 위해 여론 조작을 모색하는 등 정부의 ‘탈플라스틱’ 의지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유혜인 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팀장은 “협약 개최국으로서 플라스틱 감축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해야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전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은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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