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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치료비 도와달라” 호소한 中암환자, 알고보니 부동산 재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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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자료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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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암 치료비가 없다며 모금 활동을 벌인 남성이 상당한 재력가라는 사실이 들통나 뭇매를 맞았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부 후베이성 이창에 사는 남성 A(29)씨는 지난달 14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자신이 희귀암인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며 치료비를 모금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2020년 난징대학교 졸업 후 광저우의 한 대형 인터넷 회사에서 근무하다 최근 암 진단을 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가 공개한 진단서에는 ‘질병 재발시 치료가 어렵다’고 적혀 있었다. A씨는 아버지의 오랜 투병으로 가족들이 큰 빚을 지고 있어 자신의 암을 치료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도 했다.

A씨는 이 사이트에 자신의 은행 계좌 정보를 공유하며 도움을 호소했다. 목표 금액은 90만위안(약 1억7300만원)이었고, 그는 약 3주 만에 4536명으로부터 27만8204위안(약 5300만원)을 모았다.

그러나 A씨가 지난 6일 위챗 단체 대화방에 아파트를 새로 장만했다고 자랑하면서 그의 거짓말은 들통나게 됐다. A씨는 아파트 사진을 보내며 “이게 내 새집이다. 가격은 73만8000위안(약 1억4200만원)”이라고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기부자들은 “치료비로 쓰라고 준 돈인데 집을 사는데 쓴 거냐”며 A씨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알고 보니 A씨 가족은 최대 100만 위안(약 2억원) 상당의 주거용 아파트 두 채를 포함해 여러 개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들 가족은 또한 380만위안(약 7억3000만 원) 이상의 상업용 부동산을 소유해 연간 14만5000위안(약 2800만 원)에 달하는 임대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논란이 일자 A씨는 “기부금 20만 위안은 예금 통장에 넣어뒀다”며 횡령 의혹을 부인했으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는 A씨에 대한 모금 활동을 중지했다. 사이트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플랫폼 규정에 따라 A씨의 모금액은 전액 회수했으며 후원자에게 환불될 예정”이라며 “A씨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향후 우리 사이트에서 모금 활동을 못 하도록 영구 금지했다”고 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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