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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IMF 금모으기 하던 韓…이제는 "미국 주식 사자" 혈안[시장의 경고]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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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보관액 사상 최초로 1000억 달러 돌파

쪼그라든 한국 주식 예탁금…"대장주 삼성전자도 못 믿어"

[편집자주] '트럼프 당선' 이후 한국 증시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대표 수출주 삼성전자는 바닥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추락 중이다. 주식을 판다는 것은 미래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전쟁 후 폐허를 딛고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한 한국에 정작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희망이 없다'는 시장의 경고를 언제까지 외면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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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결국 5만 원선 밑으로 추락했다. 국내 증시 대장주마저 힘없이 미끄러져서 '국장 투자자는 패자, 미장 투자자가 승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온라인상에는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표현이 유행처럼 번지더니 '미국 주식은 세금을 낸다. 그러나 국내 주식은 원금을 낸다'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국내 증시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국장 탈출'에 나섰고 경제 불황 때마다 똘똘 뭉쳤던 국민 정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7일(결제일 기준·매수일 6일) 1013억 6571만 달러(약 142조 원)를 기록했다. 미국 주식 결제 주기는 1영업일(T+1일)로, 지난 6일 보관금액(거래금액)이 반영된 결과다.

이로써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예탁원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1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겼다.

보관금액이란 '국내 투자자'가 외화증권을 매수해 예탁원에 보관하고 있는 규모를 말한다. 국내 투자자란 예탁원을 통해 의무적으로 외화증권을 예탁해야 하는 개인투자자를 포함해 금융투자업자와 그 고객인 개인, 법인을 뜻한다. 예탁원을 자발적으로 이용하는 일부 금융기관(은행 등)도 포함된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7일을 기점으로 △8일(1024억 6216만 달러) △11일(1035억 1010만 달러) △12일(1019억 1880만 달러) 등 연이어 1000억 달러를 넘기고 있다.

국장 말고 해외로…'엑소더스' 가속화

국내 자본시장에서 역사상 '최악의 날'을 꼽자면 IMF 외환위기를 경험했을 때다. 달러·원 환율은 1997년 12월 1962원까지 치솟으면서 경제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다.

우리 돈의 가치가 최저점으로 떨어졌을 때 당시 국민들은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하면서 전례 없는 국민 화합을 보여줬다. 1998년 1월부터 전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에 나서 국가 부채를 갚기 위해 자신들이 소유한 금을 자발적으로 내놓았다.

반면, '돌아온 트럼프'가 초래할 새로운 경제 질서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며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에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하고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현재 국내 투자자들은 너도나도 국내 증시를 떠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기대감이 커지고 당선이 확실시됐던 지난 5일과 6일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은 11조 원이 넘는 자금을 미국 증시로 옮겼다. 특히 테슬라에 3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쏠렸다.

외환 자유화 시대에 내국인이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해외로 자금이 계속 이탈할 경우, 국내 증시는 그만큼 매수 주체가 사라지고 수급이 담보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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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5.49p(2.64%) 하락한 2,417.08, 코스닥 지수는 20.87p(2.94%) 내린 689.65로 장을 마감했다. 2024.1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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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기자금 '뚝'…말라가는 韓 증시

고공행진 하는 미국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가 연중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국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8일 기준 49조 9022억 원을 기록하며 50조 원을 밑돌았다.

지난 13일 기준으로도 51조 4995억 원을 기록하며 50조 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연중 최고점(4월 1일·59조 6299억 원) 대비 13.6%가량 증발한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당시 59조 4876원까지 터치한 뒤, 계속해서 내림세를 보여왔다. 코스피가 8월 조정 이후 회복하지 못하면서다.

특히 전날 삼성전자가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로 회귀하자 국장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종목토론방에 "어디까지 내려가는 건가요? 다음은 '삼'성전자 이름대로 3만 원대까지 가나요?" "삼성공화국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이 정도면, 한국 증시 망한 거 아닙니까?" 등 불만 섞인 글을 연이어 게재했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큰 그림으로 봐선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 기업의 실적 부진 등이 겹쳐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랠리 반작용이 트리거 역할을 했다"며 "비트코인이나 테슬라 등이 올라 자금이 쏠리며 '역시 미국이 맞아' 이런 생각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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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가 결국 '5만전자'가 무너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700원(1.38%) 내린 4만 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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