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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AI 부서 아니면 칼바람… ‘엔비디아 대항마’ AMD도 1000명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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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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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대항마’로 불리는 AMD가 전 세계 직원 1000여명을 해고한다. 이는 전체 인력의 약 4% 규모로, 인공지능(AI) 칩 등 고성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테크 기업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AI)과는 거리가 먼 전통 하드웨어 사업부를 중심으로 인력 감축 칼바람이 불고 있다.

13일(현지시각) AMD는 성명을 통해 “회사의 자원을 가장 큰 성장 기회에 맞추기 위해 여러 목표 지향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안타깝게도 글로벌 인력의 약 4%를 줄이게 됐다”고 밝혔다. 대규모 AI 모델 훈련에 사용되는 데이터센터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 2위인 AMD는 엔비디아를 쫓아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텔과 경쟁하는 소비자 PC용 칩에 주력했으나, AI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AI 칩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AMD의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 3분기 AI 칩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35억5000만달러(약 5조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240% 급증한 10억4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를 올렸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과 비교하면 아직 8분의 1 수준이지만, 빠른 성장세로 회사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컨퍼런스콜에서 “2개 분기 연속 AI 관련 매출이 2배 넘게 증가했다”며 “AI를 회사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회사 내 모든 개발 역량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라우드 공급사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AI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하는 수요가 여전히 높다”며 “내년엔 AI 칩 공급이 더 타이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LSEG에 따르면 월가는 올해 AMD 매출 성장률을 13%로 예상했는데, 데이터센터 부문은 이를 크게 상회해 98% 넘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부진한 성적을 낸 게임용 칩과 소비자용 PC 칩 사업은 투자 규모를 점점 더 줄이고 있다. 이번 인력 감축도 이 두 사업부의 영업 및 마케팅 부문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AMD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게임 콘솔에 맞춤형 프로세서를 공급하고 있는데, 3분기 게임용 칩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4% 급감한 1200만달러(약 170억원)에 그쳤다. 매출도 4억6200만달러(약 6500억원)로 전년보다 69% 감소했다. PC 칩 부문의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9% 증가한 18억8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97% 증가한 2억7000만달러(약 3800억원)를 기록했다.

AI 사업부 이외의 인력 감축은 AMD만의 일이 아니다. 한때 반도체 업계를 호령했던 인텔은 역대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전 세계 인력 10만명 중 약 15%를 줄이고 있다. 인텔은 AI 가동에 필요한 고성능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데 한계를 보이면서 엔비디아, AMD 등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비용 구조를 최적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인력 감축을 결정했다”고 했다. 미국 네트워크 기업 시스코시스템스도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분야에 집중하면서 직원 6000명 이상을 해고하고 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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