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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신곡 낸 이문세 “박수 쳐주는 관객 한 명만 있어도... 은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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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가수 이문세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정규 17집 발매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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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던 내 어린 시절/이럴 줄 알았을까/혼자서 걸어가는/외로운 길이란 걸.”

이문세(65)는 13일 공개한 자작 신곡 ‘마이 블루스’의 가사를 툭, 담담한 소리로 얹어냈다. 진득한 블루스 기타 선율이 깔렸다. 마치 작은 방에 앉아 기타 한 대를 사이에 두고 조곤조곤 들려주는 큰삼촌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것만 같다.

13일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신곡 발표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이문세는 “고통스럽게 창조하려고 애를 쓴 게 아닌, 집에서 연습 삼아 기타를 치다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시작한 곡”이라고 했다. 그는 간결한 피아노와 현악 선율이 돋보이는 발라드 ‘이별에도 사랑이’도 이날 함께 발표했다. 지난해 발표한 신곡 ‘Warm is better than hot’과 함께 세 곡 모두 내년 17집에 실을 예정. 새 앨범을 내는 건 7년만이다. 이문세는 그동안 헤이즈, 개코 등 후배들과의 협업을 통해 펑키한 리듬이 돋보이는 젊은 감각의 곡에 도전해왔다. 그런데 이번엔 앨범의 첫 얼굴로 흘러가는 세월에 대한 자기 고백적 자작곡을 선보였다.

그는 “직전 앨범 이후 매일 아침 ‘하루 자고 나면 늙는구나’를 느꼈다”고 했다. “젊어 보이려 피부과, 성형외과에 가며 애를 써도 결국 누구나 인생은 똑같이 가는구나 자연스레 느껴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문세는 뭘 남겼을까. 되돌아보니 대중에게 박수, 사랑 한번 받아봤으니 여한 없네란 생각이 든 거죠.” 그는 이 자작곡은 “함께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약간의 충고, 용기, 위안을 주고 싶었던 노래”라고 했다. “평소 사석에서도 ‘잘 놀다 잘 가자’라는 말을 자주 해왔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에 대한 생각을 담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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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규 17집 기자간담회를 하는 가수 이문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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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에 대한 고민은 ‘사랑’을 주제로 한 신곡 ‘이별에도 사랑이’에도 담겼다. 1983년 ‘나는 행복한 사람’으로 데뷔한 이래로 ‘옛사랑’ ‘소녀’ ‘빗속에서’ 등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한 히트곡을 많이 배출했다. “돌이켜보면 사랑은 우리가 꼭 섭취해야 하는 물과 같고, 정서의 폭이 무한대인 주제 같더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히트곡을 가장 많이 써준 동반자 같은 작곡가 고(故) 이영훈과 ‘광화문연가’를 연습하던 20대 때를 “광화문 덕수제과에서 빵 사먹고, 낄낄거리며 ‘너 여자 친구 있어?’를 묻던 고등학생의 정서와 추억에 머물러 있던 때”로 회상했다. 하지만 지금 60대의 자신에겐 “이 노래가 지나온 삶이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제시하는 노래이고, 가사 속 사랑의 깊이도 다르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문세는 “내년에도 계속 순차적으로 계절과 시기에 맞는 신곡들을 차곡차곡 선공개한 뒤 17집으로 묶어 낼 것”이라고 했다. 앨범은 휴지기였지만, 지난해 내내 전국 투어 공연을 했고, 지난 6월에는 MBC FM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로 13년 만에 라디오 DJ 자리에 복귀했다. 내년에도 전국 투어 공연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뮤지션에게 ‘퇴장’이란 말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단 한 사람이라도 박수 쳐 주는 사람이 객석에 있다면 휠체어를 타고라도 마이크를 잡아야 하는 운명이 아닐까, 스스로에게도 은퇴 공연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약속과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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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문세가 13일 개최한 신곡발표회에선 그가 1985년부터 1996년까지 라디오 DJ로 활약했던 'MBC 별이 빛나는 밤에'를 통해 연예계에 입문한 '별밤 소녀' 박경림(왼쪽)이 사회자로 나섰다. 이문세는 이 방송을 통해 당시 청소년들 사이 '밤의 문교부 장관'으로 불렸고, 최근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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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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