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현재 러에만 집중”
2019년 12월 16일 스티븐 비건 당시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조세영 당시 외교부 1차관과 면담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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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대북특별대표를 지낸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머잖아 미국 정부의 상위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건 전 부장관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북미관계 관련 전문가 대담에 참석해 북한이 러시아에 군을 파병한 사실을 평가했다. 그는 “(파병은) 북한은 물론 미국의 이해관계에도 수많은 함의를 갖는다. 이 문제가 미국 정부 의제의 상위로 부상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북한이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그랬듯 미국 관심을 끌기 위해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당장 북미대화가 재개되지는 않으리라는 게 비건 전 부장관 전망이다. 그는 “어느 정도 관여(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선거 유세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트럼프 당선자의 구애 성격) 언급이 있기는 했지만, (바이든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북미대화 재개가) 최우선 관심사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지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 역시 당장은 북한을 협상으로 끌어들일 유인책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팟캐스트에서 “김정은이 러시아로부터 군사 협력과 파병으로 돈을 받는 한 미국이나 중국과 대화를 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김정은이 다시 중국이나 다른 나라와 관계를 복원할 수도 있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러시아와의 관계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 사무처장은 “새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과 한국 편에 서도록 설득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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