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서 "시장 변화·정정 요구 등 예상 못해" 사과
주주·전문가 만나며 의견 청취…13일 임시 이사회서 철회 결정할 듯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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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김종윤 기자 = 고려아연(010130)은 12일 2조5000억 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동이 걸리는 등 시장 내 논란을 키운 것과 관련해 "시장 상황 변화와 투자자분들의 우려, 감독 당국의 정정 요구 등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유통물량 증가, 주주 기반 확대로 분쟁 완화와 국민기업 전환을 도모하려고 했었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과드리고 있다"고 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보통주 373만 2650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해 약 2조5000억 원을 조달하겠다고 공시했는데, 금감원이 지난 6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효력이 중단된 상태다.
당시 금감원은 "유상증자 추진 경위 및 의사결정 과정, 주관사의 기업실사 경과, 청약 한도 제한 배경, 공개매수신고서와의 차이점 등에 대한 기재가 미흡한 부분을 확인했다"며 "투자 판단을 위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도록 보완 요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8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13인의 이사진 중 사외이사 7명만 참여하는 별도 모임을 만들어 유상증자와 관련한 주주 및 시장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사외이사들은 지난 주말(9~10일)부터 이날까지 주주 및 시장 전문가들을 수차례 오프라인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13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소집한다. 주주·시장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공식 사과한 만큼, 유상증자를 자진 철회하기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로 확보한 자사주 소각도 함께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자사주 204만30주(9.85% 지분)와 관련해 "소각을 뒤로 미룰 생각이 없고, 빠른 시점에 (소각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에도 변화가 없다"며 "추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 주식물량 감소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에 대해선 "상장폐지가 임박했다고 판단하진 않지만 공개매수 후 주가가 150만 원까지 치솟는 등 주가 변동성이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택했던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든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영풍 석포제련소가 정부 제재로 2개월간의 조업 중단이 예고되면서 국내 아연 수요처의 추가 공급 요청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국내 대형 제련소 중 한 곳이 가동을 멈추기 때문에 내수 수요에 대해 저희가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내수 판매 비중도 영풍의 조업정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500억 원을 잠정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206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8% 늘었고, 순이익은 1528억 원으로 96.5% 증가했다.
고려아연은 매출과 순이익이 증가했는데도 영업이익만 감소한 것에 대해 "11월 예정됐던 정기보수가 6월로 앞당겨져 진행됐다"며 "정기보수가 끝났고 풀 캐파(Full CAPA)로 가동할 수 있기 때문에 볼륨(생산량과 판매량) 회복이 될 것"이라고 했다.
3분기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에 대해선 "(미국 종속법인) 페달포인트의 자회사인 캐터맨의 판매량 증가와 매출 증가가 가장 영향이 컸다"며 "스틸사이클도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과 매출이 개선됐고, 공장 가동률 역시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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