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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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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2심 재판부 "檢, 부정행위 기준 명확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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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항소심 재판부가 검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피고인이 저지른 부정행위가 무엇인지 기준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선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 행위·시세조종) 등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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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는 11일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위반 등 19개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 등 14명에 대한 항소심 네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 측은 이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관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발표 이후, 비판 여론이 확산돼 합병 무산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 회장이 주도적으로 대응전략을 수립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회장 주도 하에 실행된 긴급 대응전략에는 각종 부정행위에 대한 포괄적 계획이 포함됐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 및 용인 단지에 관한 홍보,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 시세조종 등 피고인들이 자본시장법에 어긋나는 부정행위를 다수 저질렀다는 취지다.

이에 재판부는 “부정행위라는 건 범위가 너무 넓고 대법원 기준도 분명치 않다”며 “사회통념상 적절한 행위는 아니지만 원심이나 변호인이 다투는 부정성·불법성·악질성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예를 들어 내부 행정 규정을 위반한 행위를 모두 부정행위로 처벌할 수 있는가”라며 “과징금 부과할 대상까지 다 형사 처벌해야 한다면 과징금 부과 대상은 무엇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아울러 “검찰이 주장하는 피고인의 개별 행위가 전부 (부정행위의) 문턱을 넘는다는 것을 종합변론에서 주장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주장하는 시세조종에 대해선 “입증을 위한 수치를 통계에 의해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우리 법원은 단순히 법 위반 여부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의 공정성·신뢰성·효율성을 해칠 위험을 고려하고, 부정거래를 불법성과 악질성이 있는 경우로 제한해 해석한다”며 “설령 일부 위반의 소지가 있다 하더라도 과연 그것만으로 자본시장을 해쳤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깊이 신중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며 검찰에 맞섰다.

조선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 합병 혐의 관련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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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회장(당시 제일모직 최대 주주)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고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삼성물산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제일모직에 합병하도록 개입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합병 과정에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부정 거래,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도 있다.

앞서 1심은 지난 2월 이 회장의 19개 혐의 모두를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 및 삼성그룹 승계 목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산정돼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25일 결심 공판을 열고, 피고인의 최후 진술과 검찰의 구형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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