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GS25·점포 수는 CU 우위
'히트 PB상품' 여부가 순위 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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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가 한 치 앞도 알아볼 수 없는 형국에 빠졌다. 분기 2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들의 순위가 고작 수십억원 차이로 갈릴 상황이다. 어느 한 쪽에서 눈에 띄는 '대박' 상품이 하나 등장할 경우 바로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BGF리테일(CU)은 지난 3분기에 매출액 2조32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5.4% 증가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다. 두바이 초콜렛, 생과일 하이볼, 간편식, 득템 시리즈 등 업계 트렌드를 이끄는 차별화 상품들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GS리테일도 같은 날 실적을 발표했다.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7% 늘어난 3조547억원, 편의점 부문(GS25) 매출은 3.9% 늘어난 2조3068억원이었다. CU보다 매출이 188억원 적다. 하지만 GS리테일은 '편의점 매출 1위'는 여전히 GS25라는 입장이다. BGF리테일의 연결 기준 매출에는 물류 매출이 1~2%가량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CU GS25 매출 추이/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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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의 3분기 매출에서 물류 관련 매출을 제외한 실제 CU의 매출은 2조2800억~2조3000억 초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GS25가 수십억원 차이로 매출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GS25는 지난해 2분기에도 매출이 2조919억원에 그치며 2조982억원이었던 BGF리테일의 연결 기준 매출보다 적었지만 2조819억원이었던 개별 기준 매출보다는 앞서며 1위를 지켰다.
양 사는 지난해부터 내내 매출액 차이 100억원대 접전을 펼쳐 왔다. 지난해 1분기부터 7개 분기 동안 가장 큰 매출 격차가 지난해 4분기의 260억원이었다. 분기 매출의 1% 수준이다. CU의 연세우유생크림빵이 연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점을 감안하면 히트 신제품 한 개의 유무로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어쩌다 이렇게
2022년까지는 이런 계산이 필요없었다. 1~2% 정도의 물류 매출을 더하더라도 GS25가 매출에서 크게 앞섰기 때문이다. 2019년 CU와 GS25의 연매출 격차는 9000억원이 넘었다. GS25가 7조원 가까운 매출(6조8564억원)을 올리는 동안 CU의 매출은 6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5조9434억원).
하지만 코로나19가 기회가 됐다. CU가 곰표 밀맥주·연세우유 크림빵 등 메가톤급 히트 제품을 내놓으며 신선식품 부문에서 앞서갔다. 오프라인 채널의 중심축이 편의점으로 넘어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모였고, 제 때 눈에 띄는 신제품을 출시한 CU의 기획력이 맞물린 결과다.
이와 함께 양 사의 연 매출 격차는 2020년 8037억원, 2021년 4492억원, 2022년 1642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양 사의 매출 격차는 불과 500억원이다. 언제 순위가 뒤바뀌어도 이상할 게 없다는 의미다. 줄곧 앞서가던 GS25로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다.
GS25 CU 점포 수 추이/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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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른 지표에서는 CU가 앞서나간지 오래다. 매출과 함께 편의점 업계의 가장 중요한 지표인 점포 수는 수년간 CU가 GS25의 추격을 불허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CU가 1만7762개, GS25가 1만7390개로 약 370개 차이다. 양 사의 점포수 격차는 2020년 235개, 2021년 356개, 2022년 339개, 2023년 372개로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수익성 역시 CU가 앞선다. 매출은 GS25가 소폭 앞서지만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CU가 뒤집는 데 성공했다. 올해 3분기에도 CU가 영업이익 912억원을 기록한 데 비해 GS25는 729억원에 그쳤다. 매출까지 역전한다면 CU가 모든 방면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단독'에서 갈린다
CU의 약진은 신선식품 부문에서 연이어 히트작을 낸 덕분이다. 2020년엔 대한제분과 손잡고 '곰표 밀맥주'를 출시해 국내 편의점업계에 '콜라보레이션 맥주' 시장의 문을 열었다. 3일 만에 초도물량 10만개가 완판됐고 대량 생산에 들어간 뒤로는 카스와 테라 등 기존 맥주를 제치고 편의점 맥주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곰표 밀맥주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이번엔 연세우유생크림빵이 또 한 번 대박을 쳤다. 2년간 5000만개가 팔리며 편의점에 '대 크림빵 시대'를 열었다. 올해에도 칵테일 트렌드에 맞춰 생과일이 들어 있는 '생레몬 하이볼' 등을 선보여 600만개 넘게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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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의점업계에서 매출 차이는 곧 단독 상품, PB의 차이다. 편의점의 주 고객층인 1020세대들은 연세우유생크림빵을 구매하기 위해 가까운 GS25 대신 멀리 있는 CU를 찾는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GS25가 팔도와 손잡고 '점보 도시락 라면'을 내놓자 SNS에선 '점보 도시락'을 구매할 수 있는 GS25 점포를 찾는 글이 매일 올라왔다. 오는 4분기와 내년에도 이런 '단독 히트 상품'을 더 많이 내놓는 곳이 승기를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4분기엔 CU의 밤 티라미수를 시작으로 한 '맛피아' 제품군, GS25의 넷플릭스 중식 시리즈 등 흑백요리사 관련 제품들이 이슈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선식품과 밀키트류에서 차별화된 제품이 나와야 유의미한 격차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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