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카카오 닷새째 압수수색 중... “개인정보 많아 방어권 행사 까다로운 듯”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 정차한 카카오 택시. /뉴스1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혐의와 ‘콜 차단’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닷새째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해당 수사가 ‘이례적’인지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압수수색이 길어지는 배경으로 카카오 직원들 간 민감한 개인정보가 많아 방어권 행사에 시간이 지체된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검찰에선 ‘기업체 수사 특성상 크게 이례적이지 않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장대규)는 11일 오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성남 판교 소재 카카오 본사와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무실 등 총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일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모빌리티 사무실 등 총 7곳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고, 지난 8일까지 나흘 연속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주말 간 숨을 고른 검찰은 11일 다시 압수수색을 재개했다. 검찰은 사무실 컴퓨터를 압수해 전산 자료와 회사 내부 문서를 확보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의 닷새째 압수수색을 둘러싸고 법조계와 업계선 다양한 분석이 흘러나온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기업 수사에서 3일까지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봤는데 5일 이상 압수수색하는 것은 긴 편이긴 하다”고 했다. 그는 “방대한 자료를 압수수색해야 할 때, 어디까지 압수할 것인가에 대해 검찰과 기업 측이 갈등을 겪어 압수수색 기간이 길어질 때가 있다”며 “지금 카카오의 경우, 자회사와 모회사가 같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데 기업 측에서 ‘본사 자료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며 압수수색에 저항할 수도 있고, 그런 다툼이 생길 경우 압수수색이 더 길어진다”고 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 같은 기업 수사에서 5일째 압수수색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진 못했다”며 “업체 쪽에서 변호인을 대동해 깐깐하게 방어에 나서고 관련 자료가 많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번 사태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카카오 본사에도 비슷한 규모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압수수색이 꽤 긴 편”이라며 “‘카카오톡’뿐 아니라 다른 업무용 메신저도 병행해 사용하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달리 카카오 본사는 ‘카카오톡’으로 대부분 업무 연락을 진행하기에 민감한 개인정보가 많아 어떤 내용까지 영장 범위에 포함되는지 가려내는 데 시간이 길어지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추세로는 일주일 이상 압수수색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반면 이 같은 수사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는 반박도 나왔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회사가 연루된 사건의 경우 자료가 너무 많아 압수수색의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특히 PC에 저장된 문건이나 자료를 봐야할 경우 해당 회사의 사무실에서 일일이 검색어를 넣어보며 현장 선별을 해야하기 때문에 2주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원래 기업체 압수수색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이번 사건의 경우 자료가 많아 자료선별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일뿐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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