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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중기, 스타트업 공장 디지털화 우리가 도와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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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명 리얼라이저블 대표 인터뷰
산단 공장 디지털 플랫폼 ‘공장장닷컴’
시작부터 유료화에도 구독 고객 빠르게 증가
공장 부지 중개 전문 플랫폼 ‘큰공장’ 오픈
“한국 제조업, 제조 인프라를 디지털하고
혁신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


매일경제

원동명 리얼라이저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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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기반 스타트업과 글로벌 수요, 이 두 가지가 한국의 제조 인프라를 강력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얼라이저블은 한국의 제조 경쟁력을 성장시키는 데 일조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한국이 강력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로 국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산업단지가 꼽힌다. 시화 국가산업단지, 송도 국제도시, 파주LCD산업단지를 비롯해 구미 국가산업단지, 여수 국가산업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단지는 공장을 비롯해 물류, 연구, 에너지 설비 등이 한자리에 모여있는 만큼 기업 간 시너지 효과는 물론 다양한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노후화와 청년 인구 감소 등으로 산단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리얼라이저블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많은 제조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스타트업이다. 공장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관리 업무를 자동화한 ‘공장장닷컴’을 출시해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던 리얼라이저블은 최근 공장을 찾는 제조 스타트업을 위한 ‘큰공장’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원동명 리얼라이저블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공장을 찾고 이를 관리하려는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라며 “리얼라이저블이 산단의 IT 전환을 이끄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장닷컴은 산단에 있는 공장 관리를 돕는 플랫폼이다. 산단에 있는 공장은 여러 기업이 나눠 쓰는 경우가 많다. 연면적이 100㎡의 공장이 있다면 30㎡는 A 기업이, 30㎡는 B 기업이, 나머지 40㎡ C 기업이 사용하는 식이다. 공유공장 형태의 임대공장 관리가 일반적인 만큼 한 부지에 있는 여러 기업은 전기료, 임대료 등을 각자 따로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이 자동화되어 있지 않다. 원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스마트팩토리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산단의 공장 임대, 관리는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었다”라며 “여기에 디지털을 입히면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지난 2022년 공장장닷컴 서비스를 출시했다. 공장장닷컴에 공장을 등록하면 부지별로 사용한 전기세, 임대료 등을 플랫폼 내에서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한국전력 데이터, 계량기 등을 연계한 만큼 더 정확한 비용 청구가 가능하다.

리얼라이저블은 2022년부터 약 8000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인천 남동공단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산단에 있는 공장을 직접 찾아 다니며 임대인, 임차인의 어려움을 듣는 일을 반복했다. 수개월 현장에서 얻은 경험은 리얼라이저블의 서비스를 다른 기업들이 쉽게 넘볼 수 없도록 하는 장벽이 됐다.

매일경제

리얼라이저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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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서비스 시작부터 유료화를 도입했는데 매출이 나기 시작했다. 2023년 공장장닷컴을 이용하는 고객수는 120개를 넘어섰다. 매출도 전년 대비 250% 상승했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리얼라이저블은 2023년 소풍벤처스, 더인벤션랩, 프라이머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 유치도 마무리 지었다.

올해는 공장장닷컴 서비스를 전국 산단으로 확대하면서 지난해 대비 8~9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원 대표는 “공장 사용과 관련해 발생하는 여러 비용을 PC와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확인하고 비용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또한 공장 운영에 필요한 여러 용역 업체 중개도 가능한 만큼 임대인, 임차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리얼라이저블은 올해 공장장닷컴 서비스에 이어 큰공장 서비스도 출시했다. 큰공장은 공장을 찾는 기업을 위한 서비스다. 지역 산단에 있는 공장 공인중개사를 기반으로 공동중개의 방식으로 공장을 찾는 사람들과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공장의 ‘직방’과 같은 서비스다.

원 대표는 “일반적으로 주거와 달리 상업용 매물, 공장 부지 등은 오프라인으로 정보를 확인하고 거래가 이뤄지는 경향이 짙다”라며 “이러한 관행을 바꾸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최근 제조 스타트업이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에 공장을 지으려는 해외 기업 등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며 “공장 부지 중개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다”라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원동명 리얼라이저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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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 8월 큰공장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지도 않았는데 수십 개의 제조 스타트업은 물론 공장 용지를 찾는 사람들이 리얼라이저블을 찾았다. 서비스 출시 이후 벌써 수백 건에 달하는 매물 요청이 쏟아졌다. 원 대표는 “강력한 수요를 확인했다”라며 “지금부터는 부지를 찾는 사람, 매물을 내놓는 사람, 중개인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거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얼라이저블은 산단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단에 있는 공장의 생산성 향상도 끌어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공장마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가 다른데, 이를 기반으로 한전이 제공하는 여러 요금제를 분석, 전기세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거나 공장 가동률 분석을 통해 부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법도 컨설팅이 가능하다. 매월 공장의 전기, 수도, 가스 요금 등의 데이터를 계산하고 있는 만큼 이는 탄소배출량 분석은 물론 공장의 디지털화 등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받아 리얼라이저블은 산업통상자원부 탄소발자국 연구개발(R&D)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공장장닷컴 플랫폼을 기반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제12회 공공데이터 활용 부문 최우수상을 받아 한국전력공사 사장상도 받았다.

원 대표는 “산단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이를 혁신하는 플랫폼이 필요한 시기”라며 “한국의 제조업, 제조 인프라를 디지털하고 혁신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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