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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의협, 임현택 회장 탄핵 가결…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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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전환… “전공의 의견 수렴”

동아일보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0일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된 직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을 떠나고 있다. 임 회장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임 회장을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비판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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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사 14만 명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임현택 회장이 10일 취임 6개월 만에 회장직을 상실했다. 정부와 의료계에선 새 지도부가 꾸려지는 대로 의협이 여야의정 협의체 등에 전향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선 대의원 246명 중 224명(91.1%)이 투표에 참여해 이 중 170명(75.9%)이 임 회장 불신임안에 찬성했다. ‘대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 및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란 불신임안 통과 요건을 충족한 것이다. 현직 회장 불신임안이 가결된 건 1908년 의협 창립 후 두 번째다.

의협 내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임 회장은 의정 갈등 국면에서 투쟁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며 올 5월 취임했다. 하지만 취임 직후부터 각종 실언으로 구설수에 올랐으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및 의대생 단체와 주도권 다툼을 벌이며 갈등을 빚었다. 최근에는 자신을 비방한 지역의사회 임원을 고소한 후 취하 대가로 1억 원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또 이날 의협 대의원들은 회장 공백 사태를 맞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비대위원장은 13일에 선출하고, 이후 한 달간 준비를 거쳐 차기 회장을 뽑는다.

비대위 구성과 함께 여야의정 대화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새 비대위에 전공의를 많이 참여시키고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협의체 참석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로 가는 의협 “전공의와 함께 여야의정 참여 여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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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의견 반영 새 지도부 구성… 비대위장에 차기 회장 출마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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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에 대해 불신임안이 통과된 것은 2014년 노환규 전 회장 이후 두 번째다. 임현택 회장이 의정 갈등 국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막말과 실언을 거듭하자 대의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의협은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을 반영한 새 지도부를 구성할 방침이어서 이후 여야의정 협의체 등에 참여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재임 6개월 동안 끊임없는 구설수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을 지낸 임 회장은 의료계 내부에서 ‘초강성’으로 분류된다. 올 2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 찾아가 “의료 개혁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다 끌려 나가는 등 투쟁력을 인정받아 3월 의협 수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5월 초 취임 직후부터 막말과 실언을 거듭해 역풍을 맞았다. 6월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의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 사진을 올리며 “이 여자 제정신인가”라고 해 논란이 됐다. 지난달에는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을 지목하며 “정신분열증 환자의 ×소리”라고 했다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는 지적을 받고 사과했다.

6월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일방적으로 ‘무기한 휴진’ 방침을 밝혔다가 “우리가 장기판 졸인가”라는 시도의사회장들의 반발을 사고 철회하는 등 대정부 투쟁에서도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의료 공백 사태의 키를 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및 의대생 단체와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전공의·의대생 대표로부터 “어떤 테이블에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는 성명이 나오기도 했다. 혼란과 내부 분열이 이어지는 사이 내년도 의대 증원은 정부 계획대로 진행됐고, 간호법은 국회를 통과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불신임안이 두 번째로 발의되자 SNS 계정을 삭제하고 대의원 전원에게 서신을 보내며 사과 및 재발 방지를 다짐했지만 탄핵 분위기를 바꾸진 못했다.

● “비대위에서 협의체 참여 여부 결정”

의협은 회장 자리가 공백이 된 만큼 13일 비상대책위원장을 뽑고, 다음 달 차기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10일 브리핑에서 “비대위에 전공의가 많이 참여할 것으로 본다. (비대위에서) 서로 의견을 교환해 협의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가능성을 열어놨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도 8일 임 회장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의협은 의정 갈등 상황을 감안해 비대위원장이 차기 회장에 출마할 수 있게 했다. 의협 관계자는 “전공의, 의대생과 소통할 수 있는 비대위원장이 의정 갈등 국면을 이끈 후 차기 회장이 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원장 및 차기 회장 후보로는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주수호 전 의협 회장 등이 거론된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월 초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는 11일 두 달 만에 가동을 시작한다. 정부에선 의사단체가 반대하는 장상윤 비서관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제외하는 대신 직급을 올려 한덕수 국무총리와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참여한다. 여당에선 김성원 이만희 한지아 의원이 참여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참여하지 않고, 의료계에선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KAMC)와 대한의학회만 참여한다. 의협 관계자는 “정부에서 책임자 문책, 내년도 의대 증원 재조정, 협의체 결과 존중 등 입장 변화가 있다면 의협 입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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