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사진은 말한다] 아파트 숲에 살면서 2003년 11월 3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철이 없던 시대에 분당 아파트에서 살다가 숲이 많은 경기도 수지로 이사했다.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다녔던 숲은 1년 후 갑자기 출입이 통제됐다. 이후 아파트를 짓는다고 불도저가 숲을 갈아엎었다. 수지 일대의 빈 땅들은 일제히 아파트를 짓는 공사 현장으로 변해갔다. 어느 날 공사 중인 벽에는 '숨이 막혀 죽겠다' 등 불만의 글이 스프레이로 쓰였다. 아파트에 살면 편한 면도 있지만 오래 살다 보면 허름한 주택이라도 집 주변 텃밭을 가꾸고 꽃을 심어놓은 것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단독주택을 그리워하면서도 아파트가 편하다는 이유로 잠실, 반포, 분당, 수지, 하남까지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지역을 50년간 돌면서 살았다. 요즘 블랙핑크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듀엣으로 부른 노래 '아파트'의 틱톡 조회수가 3000만뷰가 넘을 정도로 인기다. 이를 보면서 '아파트 문화'를 풍자한 것 같아서 웃음이 나온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