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10일 오전 4시20분쯤 폭발과 함께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여 큰 피해를 막았다.
10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20분쯤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 타워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이 불로 포스코 직원 1명이 팔·다리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당시 근무 중이던 다른 직원 7명은 대피했다.
포항제철소 인근 한 주민은 “집이 흔들릴 정도로 폭발이 나고 불길이 치솟았다. 폭발음도 여러 차례 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나서 지진이 난 줄 알았다”고 전했다.
이날 발생한 폭발이나 진동은 포항제철소 인근인 송도동과 해도동뿐만 아니라 흥해읍을 비롯해 포항 여러 곳에서 확인됐다. 119상황실에도 ‘여러 차례 펑 소리와 함께 불길이 보인다’ ‘포스코에 불기둥이 보인다’는 신고가 빗발쳤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오전 4시50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43대와 인력 120여명을 투입했다. 불이 난 지 2시간20분 만인 오전 6시37분쯤 큰 불길을 잡고 ‘초진’을 선언했다. 포스코 자체 소방서도 화재 초기부터 불을 끄는 데 투입됐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10일 오전 4시20분쯤 불이 난 모습.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불은 5시간 만인 이날 오전 9시20분쯤 완전히 꺼졌다. 포스코와 경찰·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당시 공장 내부에 발화물질이 많아 대응 1단계를 해제하지 않고 잔불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불이 난 3파이넥스공장은 높이가 약 50m인 데다가 불길이 거세서 소방당국이 초기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공장은 원료를 예비처리하는 공정을 생략하고 철광석·유연탄을 바로 사용해 고로(용광로)처럼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다. 포항제철소에 있는 다른 용광로 설비처럼 규모가 큰 편이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해 12월23일에도 선강지역(코크스·철광석 등을 넣어 쇳물을 생산하는 곳)의 케이블에서 불이 나 고로 가동이 한동안 중단됐다.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에 의한 폭우와 인근 하천 범람으로 공장이 침수돼 49년 만에 고로 3기 가동이 멈춘 지 1년 만이다.
당시 전력원인 부생가스에 불이 붙을 것을 우려한 포항제철소는 부생가스를 일시에 밖으로 태워서 내보내는 ‘방산작업’을 했고, 이 과정에서 공장 주변은 검은 연기로 뒤덮여 시민들은 더 놀라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21일에는 원료 저장고인 60m 높이의 사일로에서 철광석을 옮기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불이 나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지난해 4월27일에는 3파이넥스공장 인근 원료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같은달 18일에는 3고로 인근 부대설비인 COG(코크스 오븐 가스) 승압장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 석탄 운반 시설과 원료 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각각 불이 났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짧게 살고 천천히 죽는 ‘옷의 생애’를 게임으로!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