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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하산 중 추락한 30대 등산객…영하 추위 속 10시간 만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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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다친 A씨를 데리고 하산하고 있는 구급대원들의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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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군 용문산에서 하산 중이던 30대 남성이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가 10시간 만에 구조됐다.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강추위 속 자칫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소방대원들의 분투로 무사할 수 있었다.

22일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21일 오후 5시 8분쯤 “용문산 백운봉에서 하산하던 중 낙상했다”는 A씨(30대)의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이날 백운봉에서 1시간 정도 내려오던 중 쉬려고 기댄 나무가 부러지면서 추락했다. 근육통과 엉치뼈 통증으로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날 전국에 내린 눈으로 산 전체는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기온도 계속 내려가고 있어 저체온증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소방은 A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위치 파악을 위해 계속 통화를 하는 한편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들어갔다.

양평구조대는 오후 5시35분 용문산 백운암에 집결했다. 이후 배터리가 16%밖에 남지 않은 A씨의 휴대전화를 끈 뒤 오후 6시 10분쯤 다시 켜라고 안내했다.

오후 5시 50분 수색에 돌입한 구조대는 오후 7시 56분쯤 경사가 가파른 계곡 인근에서 A씨를 발견했다.

A씨가 발견된 곳에서는 하산이 어렵다고 판단한 소방은 그를 산 정상으로 옮겨 구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상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A씨는 오후 8시44분부터 저체온증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정상까지 가는 길은 쌓인 눈 때문에 오르기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헬기를 이용한 구출도 어렵게 됐다. 기상악화 탓이었다. 오후 11시31분쯤 이륙했던 헬기는 다시 귀환해야만 했다.

결국 대원들은 인원을 나눠 일부는 A씨를 보호하고, 일부는 안전한 하산 길을 찾아 나서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A씨의 상태는 점점 악화돼 결국 쓰러졌고, 장시간 이뤄진 구조에 일부 구급 대원마저 저체온증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용문산의 기온은 영하 6.5도까지 떨어졌다. 구조가 계속 진행되던 이튿날 오전 2시에는 영하 10.4도를 기록했다.

다행히 양평소방서 공흥센터 소속 구급대 3명과 진압대 3명 등 대원 6명이 추가로 합류하면서 하산에 속도가 붙었고, 이튿날인 이날 오전 3시16분쯤 안전하게 하산할 수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구조대상자의 생명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면서 “야간 강추위와 기상악화, 험준한 지형으로 구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출동대원들과 119종합상황실의 지휘로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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