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렸다. 신소영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대국민담화가 아니라 대국민선전 포고입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외침에 “맞습니다”를 연호하는 당원들과 시민의 함성이 주말 어둑해진 서울 도심에 울려 퍼졌다. 9일 저녁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일대에서 ‘2차 국민 행동의 날’을 열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수용 요구를 이어갔다. 같은 날 오후 노동조합·시민단체들이 연 ‘윤석열 대통령 퇴진 1차 총궐기’(총궐기)와 ‘제114차 촛불 대행진’에 이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과 이를 해소하지 못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한 규탄 목소리가 주말 오후 내내 서울 도심에서 이어진 것이다.
2차 국민의행동의날이 열리는 동안 시청역부터 숭례문까지 차도와 도보는 ‘김건희를 특검하라’가 적힌 파란색 손팻말을 든 민주당원과 시민으로 발을 내딛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20만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집회 도중 “안전을 위해 집회 공간을 열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기도 했다. 앞선 시민단체의 총궐기 집회에선 비좁은 집회 공간으로 인해 경찰과 참여 시민 사이에 충돌과 부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비판을 에둘러 이어갔다. 이 대표는 “최소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관심이라도 가지는 것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인데 무능과 무책임을 넘어서 그들은 우리 국민들의 삶과 미래에 아예 관심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권력의 원천은 국민인 만큼 위임된 권력을 갖고 있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되었다”며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우리가 확실하게 증명하고 우리의 미래, 자녀들의 나은 삶을 우리 손으로 개척해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당원과 시민들은 집회에 나온 이유를 답하는 첫머리에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에서 느낀 실망감을 전했다. 아내와 함께 인천에서 집회를 찾았다는 이계성(65)씨는 “공정을 말하며 대선에 출마한 대통령이 가족을 위해서만 권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이번 담화에서도 확인했다”며 “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이 무너졌고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고 했다. 경기 고양에서 온 백승헌(61)씨는 “국민 대다수가 요구하고 있는 특검을 위헌이라고 한 대통령 발언이 (기자회견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다. 국민을 어리석은 바보로 여기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이찬미(39)씨는 “대국민 담화에 그래도 기대가 있었는데 전혀 잘못을 인지하지 못한 것 같아 처음 집회에 나오게 됐다”며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행세를 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을 해명 하는 순간조차,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으로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9일 촛불행동이 연 ‘제114차 촛불 대행진’에서 참여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신소영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집회에는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도 합류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이라고 하는 분이 대한민국의 품격을 땅에 떨어트렸다. 반말과 비속어를 함부로 사용하는 대통령을 대한민국에서 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재연 진보당 대표는 “오늘 낮부터 노동자들이 농민들이 청년들이 무도한 정권에 맞선 행동 벌여왔다. 대한민국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판별하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검찰, 언론, 사법, 정치 권력 그 무엇이 아니라 바로 국민이 이 나라의 주권자임을 똑똑히 보여주자”고 외쳤다.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렸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