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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 (화)

[김영준의 마켓관찰] 모두가 주인의식 갖고 일하는 칙필레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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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많은 사장님들의 고민거리는 '어떻게 하면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갖게 할 수 있을까?'이다. 자신의 사업장이나 회사에 자신처럼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있다면 그야말로 큰 도움과 의지가 될 것이고 사업도 잘 굴러갈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 때문에 많은 사장님들이 불만을 갖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백종원 대표는 '불가능하다'로 단순명료하게 정리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아주 불가능하진 않다. 현재 미국 최고의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치킨·샌드위치 전문점 칙필레가 실제로 이를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칙필레는 회사의 일을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는 책임감 넘치는 직원들로 가득하다. 그 덕분에 칙필레는 미국 레스토랑 업계에서도 높은 고객만족도를 기록하고 있고 50년이 넘는 역사 동안 프랜차이즈 유지율 96%, 직원 유지율도 95%라는 말도 안 되는 수치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사장에게 요구되는 기준이 대단히 높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가맹점주로 창업을 할 수 있는 일반적인 프랜차이즈와 달리 칙필레는 대단히 까다로운 기준을 내건다. 칙필레 홈페이지를 가면 그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데 1)사업 리더십에서 입증된 실적 2)자신의 자금을 성공적으로 관리한 입증 가능한 사실 3)다른 활발한 사업이 없음 등을 들고 있다. 반대로 본사나 직원에게 모든 걸 맡기는 사람이나 여러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은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거절한다. 즉, 사장인 본인들부터가 사업에 완전히 전념하고 여러 개의 매장을 멀티로 굴리는 것이 아니라 한 매장에 전념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칙필레의 창업자인 트루엣 캐시 본인이 이 기준에 해당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을 원하는 사람들 중엔 자신의 책임과 일을 덜기 위해 그런 직원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직원이 있다면 그만큼 사장인 본인에게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좀 더 여유가 생기면 이제 매장 여러 개를 두고 직원들이 알아서 굴리기를 바란다. 트루엣 캐시는 사장이라면 그래선 안 된다는 철학을 가졌다. 사장이 매장에서 직접 관리하고 운영해야지 여러 매장을 운영하면 그만큼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래서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곤 가맹점주당 1매장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고 가맹점주들이 매장 관리에 투입되기 전에 몇 개월에 걸쳐 철저한 교육과 매장 실습을 거치도록 했다. 매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직접 일을 하면서 매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직원들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굉장히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채용한다. 그리고 임금은 많이 주진 못해도 철저한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교육은 칙필레에서 일하기 위한 교육이기도 하지만 칙필레가 아닌 다른 레스토랑이나 아예 다른 산업에서 일하기 위한 교육도 해당된다. 칙필레는 직원들에게 꿈을 좇도록 격려하는데 그게 꼭 우리 회사가 아니어도 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직원의 성장과 발전에 전력을 투자하며 직원들의 성격과 능력에 따라 적절한 업무 배정을 하기 때문에 직원 만족도도 높다.

무엇보다도 여기서의 핵심은 잘 팔리는 아이템이 있다는 점이다. 칙필레는 미국 최고의 치킨·샌드위치를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탄탄한 팬층을 구축했다. 수많은 고객들이 몰려들기에 그만큼 뛰어난 사람들도 칙필레에서 일하고자 모여든 것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장이 뛰어난 상품으로 훌륭한 사업을 만들고 전심전력을 다해 남들이 일하고 싶은 일자리를 만들면 능력 있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적절한 일을 맡기고 발전을 위해 교육하고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면 주인의식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칙필레의 교훈이다.

[김영준 '골목의 전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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