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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fn사설] 트럼프에게 우리 정치인이 배울 것, 민생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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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승리 비결은 경제 파고들기
우리는 입으로만 선거용 구호 날려


파이낸셜뉴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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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 승부가 예상됐던 미국 대통령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났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던 트럼프가 승리한 배경과 민주당의 전략 실패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이번 미국 대선 판세를 좌우한 결정적 변수는 결국 경제였다.

득표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 여론 동향의 밑바닥 흐름이 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루월' 3곳(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에서 모두 이겼다. 이 지역은 과거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으나 제조업 쇠퇴로 공화당 지지세가 확장되면서 경합주가 됐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지만 공화당으로 돌아섰다. 쇠락한 지역경제를 재건하고 싶은 갈증과 경제재건을 앞세운 트럼프 정책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겉으론 민주적 가치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경제라는 현실적 문제에 대한 갈망이 더 컸다. 실제로 출구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은 '민주주의' '경제' '낙태' '이민'을 주요 선거 의제로 꼽았다. 상대적으로 경제와 이민 이슈에 밀렸던 해리스 부통령의 패배가 예견된 대목이다.

민주당이 표방해온 가치에 전폭적 지지를 보낼 것 같던 흑인과 히스패닉 남성들의 표심도 이탈했다. 그들은 '위대한 미국'의 기치를 내걸고 경제적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는 미국인들의 바닥 정서를 제대로 읽은 덕분이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면서도 경제부흥을 염원하는 '샤이' 트럼프 지지층의 마음을 얻은 것이다.

이번 미국 대선이 우리 정치권에 던지는 교훈은 경제와 민생이다. 우리 정치인들은 시도 때도 없이 민생을 외친다. 그런데 실제 행동을 보면 진정 민생을 챙길 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는 동맹국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철저하게 자국 이익 중심주의를 표방한다. 그의 '아메리카 퍼스트'의 근간은 경제 패권주의다. 민주적 정치주의를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국의 경제안정을 우선으로 하는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한다.

일부에선 트럼프의 이런 정책 색깔을 폄하하지만 유권자들은 표를 몰아줬다. 트럼프의 경제 우선주의는 철저하게 민생을 파고들었다. 미국 경제가 호황을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먹고사는 현실을 좀 더 낫게 개선하는 게 민생 챙기기다. 트럼프 정책의 파괴력은 바로 민생, 즉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꿰뚫어 본 데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월 전당대회 출마선언에서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 바 있다. 성장 회복과 지속성장을 '먹사니즘'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최근 정치행보를 보면 현 정권과의 이념적 차별화를 위한 것이거나 대중영합적인 선거용 구호일 뿐임이 드러나고 있다.

집권 여당도 다를 것이 없다. 탄핵의 불씨를 댕기는 야당의 정쟁에 휘말려 민생 챙기기는 뒷전이다. 정쟁에 대응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민생에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길은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진심으로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시늉만 해서는 안 되고 실행력과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치인들은 트럼프보다 못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미국인들의 민생을 챙기는 트럼프식 정치는 우리를 위협하지만, 그들은 환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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