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7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공지능(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공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LG유플러스가 통화 녹음과 텍스트 변환,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기능 등을 제공하는 '익시오' 서비스를 출시하며 인공지능(AI) 비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7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LG유플러스가 AI에 접근하는 방식"이라며 "2028년까지 AI에 2조~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내게 필요한 AI 서비스'"라면서 "통신사의 근간인 '통화' 영역에서 익시오가 독자적인 가치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시오는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AI 통화 서비스로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 등을 서버를 거치지 않는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제공한다. 이를 위해 휴대폰에 탑재할 수 있는 경량화 AI 모델과 이를 최적화하는 기술, 데이터 학습 기술 등을 내재화했다고 LG유플러스는 설명했다. 온디바이스로 작동하기에 데이터 연결이 되지 않는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전화 대신 받기다. 중요한 통화를 하고 있는 와중에 놓치면 안 되는 전화가 걸려 오면 AI가 비서처럼 대신 받고 메모를 남겨주는 서비스다. 보이는 전화는 지하철 등에 있어 통화 품질이 좋지 않을 경우 AI가 이를 매끄럽게 텍스트로 보여주고 요약까지 해주는 기능이다.
고령의 사용자라면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기능이 유용할 수 있다. 특정 전화번호가 아닌 통화 내용만으로 사기인지를 가려주기 때문에 미처 걸러내지 못한 번호로 오는 보이스피싱을 골라낼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은 대포폰으로 번호를 실시간으로 바꿔 걸기 때문에 번호 탐지만으로 100% 걸러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통화 녹음 및 요약은 아이폰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특화된 서비스로 상대방과 통화 중 녹음이 필요하면 간단한 조작으로 음성을 저장할 수 있게 해 준다. 통화 상대방에게 녹음이 시작된다는 안내가 가지 않으며 통화 녹음 내용을 별도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스마트폰 내부에 저장하기 때문에 보안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LG유플러스가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SK텔레콤의 '에이닷'과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닷은 지난 9월 말 기준 가입자가 550만명을 넘어서면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T전화에 AI 기능을 접목한 '에이닷 전화'를 선보이는 등 거대언어모델 검색부터 AI 에이전트까지 다양한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년 내 익시오 사용자 100만명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는 아이폰14 이상 버전에서만 익시오를 사용할 수 있지만, 내년 삼성전자 갤럭시 신제품 출시 시점에 맞춰 안드로이드 버전을 선보이고 적용 대상 단말기도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향후 LG전자와 협업해 홈 에이전트까지 확장함으로써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구축한다. 홈 에이전트는 구글과 기획 단계부터 협력 중이다. 기업 간 거래(B2B) 분야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AI 토털 솔루션 '익시 엔터프라이즈'를 강점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황 대표는 "소비자의 디테일한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협력을 실현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며 "이를 위해 연간 4000억~5000억원을 출자해 2028년까지 누적 2조~3조원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