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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2021년 5월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사퇴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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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유 제품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광범 남양유업 전 대표와 전현직 임직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는 7일 식품등의표시·광고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광범 전 대표 등 전현직 임직원 4명과 남양유업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이 전 대표와 박종수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현직 본부장급 임원 2명은 벌금 1000만원을, 남양유업엔 벌금 5000만원이 선고됐다.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공소 사실을 부인했지만 박 판사는 “유가치한 내용의 실험이 아님을 알면서도, 각 실험이 세포 단계 실험에 불과하다는 게 명시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다수 언론을 통해 의도대로 불가리스의 질병 예방 효능 등을 보도되게 했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앞서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는 지난 2021년 4월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이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효과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후 남양유업 주가는 8% 이상 급등하고, 일부 편의점에서는 불가리스 품절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일부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 제품에 대해 세포실험을 한 연구 결과인데도 제품 전체에 해당 효과가 있는 것처럼 제품명을 특정했으며, 해당 실험은 인체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아 효과를 단정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이를 과장 광고한 정황이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남양유업을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이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박 판사는 “당시 국내 코로나 확진 환자가 12만명, 하루에 600명이 초과해 증가하는 추세였다. 백신 접종도 우려로 기피되는 등 코로나로 인해 전 국민이 신체의 위험을 받는 상황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해 죄책이 중하다”고 봤다. 또한 피고인들이 “언론이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며 이를 기사화한 언론 탓을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기업의 이미지도 실추시켰다”고 봤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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