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7 (목)

최저기온 가장 높았던 10월…‘지각 단풍’ 이유 있었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겨울의 시작을 알린다는 절기상 입동을 하루 앞둔 6일 오후 도심 속 단풍 명소로 알려진 부산 해운대구 APEC나루공원에 아직 단풍이 제대로 물들지 않은 모습이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부산은 아직 단풍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부산지역 단풍 평년 시작일은 11월2일이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지각 단풍’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10월은 전국 평균 최저기온과 평균 기온이 각각 역대 1위와 2위에 오를 만큼 따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7일 발표한 ‘2024년 10월 기후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10월 전국 평균 최저기온은 11.9도로 근대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기온도 16.1도로 평년(14.3도)보다 1.8도 높았으며,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기상청은 “올해 10월은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았던 가운데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고,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가 높아 기온은 평년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올해 예년보다 높았던 최저기온과 기온은 전국적으로 단풍이 늦게 물든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단풍은 보통 하루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면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광합성 기능을 줄이고, 이 과정에서 붉은색·노란색 등의 색소가 나오며 물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단풍이 물들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인 최저기온이 올해 10월 역대 최고로 높게 올라가면서 단풍이 물들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그 결과 올해 전국 주요 유명산 대부분이 평년보다 늦은 첫 단풍 시기를 보였다. 단풍으로 유명한 지리산, 내장산, 한라산의 경우 평년보다 각각 14일, 11일, 15일 늦게 단풍이 물들었다. 특히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과 한라산의 경우 11월 중순으로 향하는 시기인 7일 기준으로도 아직 단풍 절정이 오지 않았다. 기상청은 산 전체가 정상에서부터 약 20%가량 물들었을 때를 단풍 시작의 기준으로 삼으며, 80%가량 물들었을 때를 절정 시기로 본다.



올해 10월은 ‘가을비’가 역대 가장 많이 내린 기간이었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10월 전국 평균 강수일수는 11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이는 평년(5.9일)에 두 배 가까운 기록이기도 하다. 강수량 역시 115.8㎜로 평년(63㎜)의 약 두 배 수준이자 역대 8번째로 많은 기록을 보였다.



이같이 올해 10월 많은 가을비가 내리고 따뜻한 날씨를 보인 이유는 일본 동쪽에서 고기압성 흐름이 예년보다 강하게 발달하고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10월 상순에서 중순까지 북인도양에서 강한 대류활동으로 생겨난 고기압성 흐름이 대기 순환에 따라 일본 동쪽 부근까지 흘러들어 갔다. 일본 동쪽에 위치한 북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4도가량 높고,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도 최근 10년(2015∼2024년) 중 가장 높았던 상황에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남풍류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어온 것이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지난해 12월부터 11개월 연속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 기후변화와 함께 극한 기후현상도 증가하는 만큼, 피해가 없도록 과학적인 기후분석 정보를 제공해 나가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