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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내 문장 고쳐주고 표로도 정리… 사진 배경 알아서 지워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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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봤습니다] 애플 인텔리전스

조선일보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된 아이패드 화면에 음성 인공지능(AI) 비서 '시리'에게 질문할 수 있는 대화창이 뜬 모습. /오로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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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달 28일 아이폰·아이패드 등 기기의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통해 회사의 첫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정식 배포했다. 애플의 AI 기능 도입이 주요 빅테크 경쟁사보다 길게는 2년이나 늦어진 만큼, ‘애플식 AI’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애플 인텔리전스를 1주일 넘게 사용해본 결과, 편리함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AI가 아이폰 사용 경험을 근본적으로 뒤바꾸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 영어로만 쓸 수 있다는 점도 아쉬웠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 배포를 통해 새로운 ‘글쓰기 도구(Writing tools)’를 기기에 도입했다. 메모·메시지·메일 앱은 물론 카카오톡 같은 채팅 도구에서도 쓸 수 있는 이 기능은 AI가 내 문장을 자동으로 손봐 주는 게 핵심이다. 카카오톡에서 영어로 최근 본 영화에 대한 5줄 길이 감상평을 쓰고, 이를 전체 선택하면 전에는 없던 ‘글쓰기 도구’ 옵션이 나타난다. 이를 클릭하니 문장을 친절하게 또는 전문적으로 수정하는 기능이 보였다. 기존 문구의 문법을 교정하거나, 간단한 표로 내용을 정리해주는 기능도 있다.

사진 앱의 이미지 편집 페이지엔 ‘클린업(clean up)’이라는 항목이 추가됐다. 불필요한 인물 또는 배경을 AI가 자연스럽게 지워주는 기능이다. 다만 작은 장애물을 지울 땐 티가 별로 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큰 인물을 지우면 배경이 흐릿해지면서 부자연스러웠다. 배경이 복잡할수록 어색함이 더욱 커졌다. 이와 함께 좀 더 복잡한 조건으로 사진첩의 사진을 찾는 기능도 추가됐다. 예컨대 “2024년 2월에 고양이를 찍은 사진”이라고 하면 정확한 기간의 고양이 사진만 보여주는 식이다.

애플의 음성 AI인 ‘시리’는 텍스트로 소통할 수도 있게 됐다. 기기 하단을 두 번 터치하면 ‘시리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입력창이 뜬다. 애플이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추가한 ‘통화 녹음’ 기능에도 AI가 입혀졌다. 통화 종료 후 녹음 파일은 AI가 분석해 핵심 내용을 요약해 주는 기능이 생긴 것이다. 다만 이 기능 역시 대화 중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는 경우가 있어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녹음을 전부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로는 영어 통화 때만 사용할 수 있어 제약이 있기도 했다.

애플은 연말에 OS 업그레이드를 통해 AI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대화 내용을 토대로 이모티콘을 만드는 ‘젠모지’부터 챗GPT와 시리의 통합도 12월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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