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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반가사유상 사진 ‘나눔’ 하는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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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초이, 자신의 작품 무료 배포… 길상사 내 ‘침묵의 집’서 다운 가능

조선일보

반가사유상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자신이 촬영한 반가사유상 사진을 휴대폰에 이미지로 다운받을수 있도록 허락한 사진가 준초이가 6일 서울 성북구 조계종 길상사 명상실 '침묵의 집'에 걸린 반가사유상 사진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2024. 11. 6/ 조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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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반가사유상이 한국의 대표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보고 있으면 ‘너 왜 그러니?’ ‘괜찮아’ ‘잘될 거야’ 같은 소리 없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제가 평생 상업 광고사진을 해왔지만 이 작품에 관해서는 저작권이나 돈 생각하지 않고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사진가 준초이(72·본명 최명준)씨가 국보 반가사유상 사진 작품을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아 휴대전화 배경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포하고 있다. 서울 성북동 길상사(주지 덕조 스님) 내 명상실인 ‘침묵의 집’ 벽엔 세로 반가사유상을 촬영한 195㎝, 가로 150㎝짜리 흑백 사진이 걸려 있고, 문 앞의 안내문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최씨의 반가사유상 사진 작품 3점을 다운받을 수 있다. 그는 지난 5월 두손갤러리에서 반가사유상 사진전을 열면서 무료 배포를 시작했다. 저작권이 강조되는 시대에 유명 사진가가 작품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조선일보

서울 성북구 조계종 길상사 '침묵의 집'에 걸린 준초이의 반가사유상 사진 . 2024. 11. 6/ 조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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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와 일본 니혼대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에서 광고 사진가로 활동하다 1997년 귀국한 최씨는 다이아몬드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제품 광고 사진을 제작해온 전문가. 문화재를 촬영한 적은 없었던 최씨가 국보 78호와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촬영한 것은 2006년. 당시 이내옥 부여박물관장의 의뢰로 작품집 ‘백제’를 제작하면서 ‘산경문전(山景文塼)’ ‘금동대향로’ 등과 함께 반가사유상을 촬영했다.

한순간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광고 사진계에서 단련된 그였지만 반가사유상 촬영은 어려웠다. 비슷한 불상을 스튜디오에 놓고 수개월씩 사전 연습을 했지만 첫 촬영은 실패였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어렵게 허락받은 두 번째 촬영도 거의 실패하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불상의 눈썹과 코, 입의 선(線)이 확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거다’ 싶었죠.”

최씨는 “촬영 이후로도 머리를 식히거나 공부하러 반가사유상이 전시된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을 100번 가까이 찾았다”며 “스트레스가 심할 때에도 반가사유상 대형 사진 앞에서 잠을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무료 배포 아이디어는 두손갤러리 김양수 관장이 냈다고 한다. 5년 전쯤 일본 방문객이 반가사유상 사진이 걸린 최씨 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때 복주머니에 일본 국보인 목조 반가사유상 사진 팬던트를 휴대한 모습도 생각났다고 한다.

최씨는 “현재는 길상사 ‘침묵의 집’에서 QR코드를 촬영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길상사와 협의해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다운받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며 “많은 분이 휴대전화에 반가사유상 사진을 깔고 수시로 보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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