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리는 3·4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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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당의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연쇄 회동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 하루 전 다선 의원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연 것은 용산에 ‘상황의 엄중함’을 각인시키면서 ‘강도 높은 쇄신’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5·6선 중진들과 간담회를 한 뒤 “내일 대통령 담화가 국민에게 겸허한 자세로 변화와 쇄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5·6선 간담회에 이어 3·4선 의원들과도 별도 자리를 마련했다. 지도부에 속한 친한동훈계 핵심 인사는 이날 연쇄 회동을 두고 “대통령이 내놓을 사과 수위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는데, 당내에선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다.
다선 중진들과의 연쇄 회동은 한 대표에게도 적잖은 부담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친윤석열계가 다수인 중진 모임 특성상 자칫 한 대표의 차별화 행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던 탓이다. 실제 국민의힘의 3선 이상 의원 34명 가운데,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2명(조경태·송석준)뿐이다. 나머지 32명 가운데 17명은 친윤계, 15명은 중립 지대로 분류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친윤계 다선 의원은 ‘쇄신이 필요하다’는 데 폭넓은 공감이 이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실이 국민들 기대에 맞는 쇄신책을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실도 (여론을) 듣고 있을 테니 적절한 판단이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친윤계와 친한계의 장외 신경전도 계속됐다. 특히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가 3선임에도 간담회에 불참한 게 여러 해석을 낳았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대표가 필요에 의해 하는 회의”라며 “시간이 되면 갈 텐데, 나는 내 일정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간담회를 많이 했기 때문에 중복해서 하는 건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자신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 다선 의원들과 별도 간담회를 했기 때문에 한 대표가 마련한 자리에는 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내놓을 발언 수위를 두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인적 쇄신이 국정운영의 방향을 바꾸겠다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 중 하나”라며 “한 대표가 말하는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역시) 전면적인 (활동) 중단을 말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 이철규 의원은 한국방송(KBS) 라디오에서 “일을 잘하기 위한 쇄신이 되어야지 정치적 대결, 힘겨루기의 모습으로 비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도) 방문의 격이라든지 현지에서 이뤄지는 외교 일정 등을 상세히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서영지 전광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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