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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신제품 출시해도 아이폰만큼의 경쟁력 없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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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SEC 제출 연례 재무보고서에 위험요소 추가

"신제품 기존 제품 대체해도 매출·마진 줄 수 있어"

"재무·사업운영에 실질적인 부정적 영향 가능성"

지정학 리스크·AI 안전성 위험 등도 위험요소 지목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애플이 앞으로 출시할 제품들은 아이폰만큼 경쟁력을 갖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놨다. 회사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헤드셋 등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규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을 향해 경고를 내놓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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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 재무보고서(10-K)에서 회사가 직면한 ‘위험 요소’ 목록에 성장 및 이익 마진과 관련한 새로운 경고를 추가했다.

애플은 보고서에 “새로운 제품, 서비스 및 기술이 기존 제품을 대체할 수 있거나 (실제로) 대체할 수 있겠으나, 매출과 이익 마진은 줄어들 수 있다”며 “회사의 사업, 운영 결과 및 재무 상태에 실질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었다.

애플은 연례 재무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사업 진행 상황 등을 보고하며, 경쟁, 외환, 공급망 및 기타 문제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또는 하방 압력 등을 정기적으로 경고해 왔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해당 항목들이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이외에도 지정학적 리스크, 새로운 AI 기능에 따른 안전성 위험 경고가 위험 요소 목록에 추가됐다.

이번 보고서는 신제품 출시와 관련된 문구가 수년 만에 처음으로 바뀐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T는 “애플은 그동안 ‘신제품 출시가 더 높은 비용 구조를 가질 수 있다’고만 밝혔다”며 신재품이 재무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경고한 적이 없었다고 짚었다.

애플은 현재 구글, 메타 등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AI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주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였다. 앞으로 몇 달 안에 챗GPT를 시리 어시스턴트에 통합하는 등 더 많은 기능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이폰 수요 증가에는 얼마나 기여할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또 신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에도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입했다. 이 역시 투자 대비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까지의 판매 실적도 저조한데, 너무 비싼 가격(3499달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앱스토어와 기타 고마진 서비스 사업 부문에 대한 규제 압박에 직면했다. 최근 미 정부가 구글에 대한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애플이 검색 그룹에서 벌어들이는 수십억달러의 라이선스 수익도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연합(EU)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른 벌금을 받는 첫 빅테크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앱스토어에서 개발자들이 앱스토어 외부의 더 저렴한 구매 옵션을 안내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애플은 또 DMA 규정에 따라 아이폰 고객이 자사 브라우저인 사파리 외에도 크롬, 엣지, 파이어폭스 등 다른 브라우저도 선택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꾸기로 했다.

애플의 위기는 ‘큰 손’ 투자자들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일 최근 1년 동안 애플의 지분을 3분의 2 가까이 줄였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애플 지분 절반을 매각한 데 이어 3분기에도 25%를 추가로 팔아치웠다.

금융데이터 조사업체 비저블 알파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애플의 신제품이 향후 몇 년 동안 회사의 매출 총이익률을 끌어올려 2030년엔 49%에 이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매출 총이익률이 46.2%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신문은 애플의 신제품이 아이폰이나 음악, 비디오 구독, 모바일 결제, 클라우드 스토리지 등 다양한 서비스와 비슷한 수준의 마진을 낼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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