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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개발사업 솎아내기, 롯데건설 PF사업장 구조조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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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이 결국 대형 개발사업들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그간 계열사의 보증·자금수혈 등으로 버텨왔지만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등도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서 자체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롯데건설 내부에서는 추가적인 개발사업 솎아내기가 진행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9월 대전 도안지구 35블록(BL) 사업장의 시공권을 포기했다. 시행사는 도안미래홀딩스로, 지하 4층~지상47층 규모의 오피스텔 1041실을 개발하는 사업이었다. 이번 시공권 포기로 롯데건설은 약 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보게 됐다.

조선비즈

롯데건설 CI./롯데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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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관계자는 “일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사업장들을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라면서 “면밀한 사업성 검토를 통해서 사업장들을 선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롯데건설이 지난달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도안미래홀딩스가 유동화회사에 빌린 대출잔액은 지난 9월말 기준 305억원 규모다. 만기일이 지난 9월 20일로, 롯데건설이 후순위 보증을 섰지만 시공권을 포기하면서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았다. 도안미래홀딩스는 브릿지론을 빌린 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본 PF로 전환하지 못하고 만기만 계속 연장해왔다.

전북 전주의 대한방직 부지를 개발해 공동주택 3000가구와 450m 높이의 전망타워, 백화점, 쇼핑몰 등을 지으려는 개발사업 또한 본PF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 롯데건설은 시행사 자광이 대한방직 부지 매입을 위해 2347억원의 대출을 일으킬 때 이자지급보증 약정을 제공, 사업에 참여했다. 다만 대전 도안지구 개발사업과는 달리 시공권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해당 대출의 만기가 지난 달 11일 돌아오면서 롯데건설은 1046억원을 IBK투자증권 측에 대리 변제했지만, 시행사인 자광 측이 제공한 담보물을 처리해 자금회수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대주단과 자광이 2개월 간의 기간을 두고 사업재개를 협의 중으로, 그 결과에 따라 사업 추진 여부가 결정된다.

롯데건설은 지난 달 말 올해 들어 세 번째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아왔다. 지난달 28일 롯데건설은 2년물 1180억원, 3년물 500억원을 합쳐 총 168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무보증 일반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하반기 들어 그룹차원의 지원이 불가능해지자 ‘홀로서기’를 해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3대 국내 신용평가사가 평가한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은 ‘A+’,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지로 버텨왔다. 지난 2월 롯데 지주 핵심 계열사들이 중심이 된 ‘프로젝트 샬롯’ 펀드를 통해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계열사들도 힘겨운 상황에 처했다.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지난 8월 비상경영을 선언했고, 롯데건설의 모회사인 롯데케미칼(AA)은 석유화학 사업 부진으로 인한 누적적자로, 등급 전망이 올 상반기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롯데쇼핑 또한 유통업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한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 내부에서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개발사업에 대해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분간 계열사의 지원이 어렵고 PF시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상황이라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는 수순일 것”이라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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