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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평양에서 태어난 최선희 외무상은 최영림 전 북한 내각 총리의 수양딸이다. 최영림 전 총리는 1930년 함경북도 경흥 출신으로 북한의 내각 총리,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서기장 등을 역임했다. 최영림 전 총리는 부인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지 못하자 최선희 외무상을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외무상은 중국, 오스트리아, 몰타 등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1988년부터 북한 외무상에서 근무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통역 담당으로 경력을 쌓았다. 1999년 스위스에서 열린 남·북·미·중 4자회담에서 외무성 연구원 직함으로 참석했다.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당시에 통역을 맡았다.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건 2003년 열린 6자회담에서다. 그는 2003년 8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열린 6자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 통역을 맡았다. 이후 최 외무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어통역사로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외무성 미국국에서 성과를 보였지만, 여성이라는 배경에 해외에서 외교관 생활은 못 했다. 2009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당시에도 영어 통역사를 맡았다. 이후 2010년에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으로 선임됐고, 같은 해에 6자 회담 북측 차석대표로 모습을 보였다. 최 외무상은 2016년 부국장에서 국장으로 승진했고, 2018년에는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상을 맡았다. 그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전격적 취소를 결정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최 외무성은 당시 담화에서 "미국이 계속 불법 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하는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날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날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그러자 북한은 사과의 의미를 담은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을 얻는 최고의 실세로 꼽힌다. 그는 2022년 6월 외무상으로 승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되면서 북한의 외교정책에 관여하게 됐다. 외무성 입성 34년 만이다. 또 북한 최초의 여성 외무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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