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노동자에 월급 제일 많이 주는 나라는 '한국'

▲ 지난 3월 13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1리 감귤 과수원에서 비료 살포 작업을 하는 베트남 공공형 계절근로자의 모습


세계 곳곳에 나가서 일하는 베트남 해외 노동자들 가운데 한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장 돈을 잘 번다는 베트남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외교부는 최근 펴낸 '베트남 이민 개요 2023' 보고서에서 2017∼2023년 세계 각국에서 일한 베트남 노동자들의 소득 수준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에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 소득이 월 1천600∼2천 달러(약 220만∼275만 원) 수준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는 두 번째로 소득이 높은 일본의 월 1천200∼1천500달러(약 165만∼206만 원)보다 약 33% 높은 수준입니다.

'타이완과 일부 유럽 국가들'(월 800∼1천200달러), '말레이시아와 중동 국가들'(월 400∼1천 달러)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 기간 베트남 해외 노동자 65만여 명이 세계 40개국에서 일을 하면서 연간 35억∼40억 달러(약 4조 8천억∼5조 5천억 원)를 고국으로 송금했습니다.

국가별 베트남 노동자 수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일본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한국, 타이완 순서였습니다.

또 호주, 뉴질랜드, 독일, 헝가리에서도 베트남 노동자 수가 상당히 늘었습니다.

베트남 해외 노동자의 약 80%는 섬유·신발, 건설, 농·어업, 가사, 노년층·환자 돌봄 등 노동집약적 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관리자·엔지니어 등 숙련노동자들도 더 나은 수입과 경력 발전 기회를 위해 해외에 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고서는 베트남인 비숙련노동자가 열심히 일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을 넘겨 초과 체류하면서 불법으로 일하는 노동자 수도 많으며, 이는 해외에서 일하려는 다른 베트남인들이 기회를 얻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부당한 처우와 초과 노동시간, 안전하지 않은 노동 조건으로 고통받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에서 이주 노동자 업무를 담당하는 레 호앙 하는 여러 선진국에서 단순노동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면서 베트남 노동자들이 계속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술과 언어 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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