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재 출산율 추세가 지속된다면 100년에 걸쳐 인구가 95% 감소할 것이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우리나라 60대 인구수가 처음으로 40대를 앞지르면서 50대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연령대가 됐다. 행정안전부가 4일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60~69세 인구는 777만242명으로 집계됐다. 40~49세(776만9028명)보다 1214명 많았다. 인구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어르신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10.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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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새로운 역사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으나 아직 이를 인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른바 '인구감소의 시대'다. 1300년대 흑사병 이후 처음으로 지구의 인구가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1300년대의 인구감소가 벼룩이 옮기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인한 것이었다면 다가오는 인구감소는 전적으로 인간의 선택으로 인한 것이 될 것이다.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점점 더 많은 사회가 광범위하고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인구감소 시대로 향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전 지구를 망라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고령화되어 작아지는 사회들로 구성된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순사망률--한 사회의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초과하는 현상--또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지속적인 출산율 붕괴로 인해, 지금까지는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가족 구조와 주거 형태가 일상이 될 것이다.
인류는 인구감소에 대한 집단적 기억이 없다. 전 세계 인구가 마지막으로 감소한 것은 약 700년 전, 유라시아 대부분을 휩쓴 흑사병의 여파로 인해서였다. 이후 7세기 동안 세계 인구는 거의 20배나 증가했다. 그리고 지난 세기에만 해도 인류 인구는 4배로 늘어났다.
과거의 세계적 인구감소는 흑사병이 끝난 후 생식력으로 인해 반전되었다. 이번에는 생식력의 부족이 인류 인구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이는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혁명적인 힘이 임박한 인구감소를 추동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녀에 대한 욕구가 줄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출산 장려 시도는 출산율을 대체출산율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실패했다. 미래의 정부 정책이 어떤 야심 갖고 있더라도 인구감소를 막지 못할 것이다. 세계 인구의 감소는 사실상 불가피하다. 사회는 더 적은 수의 노동자, 기업가, 혁신가를 갖게 될 것이며 더 많은 사람들이 돌봄과 지원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학이 제기하는 문제들이 반드시 재앙적인 것은 아니다. 인구감소는 인류에게 내려지는 어떤 심판 같은 게 아니다. 그저 (어렵긴 하겠지만) 새로운 맥락일 따름이고 국가들은 여전히 그 환경 안에서도 번영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정부는 고령화되고 인구가 감소하는 세계의 사회적, 경제적 과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 사회를 준비시켜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사상가들과 정책입안자들은 이러한 새로운 인구 질서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가오는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장기적인 인구감소가 사회, 경제, 권력 정치를 어떻게 재편할지 상상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멈출 수 없어 보이는 인구감소의 힘을 직시하고 고령화된 세계에서 자국이 성공하도록 돕기에는 아직 늦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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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subin.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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