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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인구감소의 시대 [P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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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재 출산율 추세가 지속된다면 100년에 걸쳐 인구가 95% 감소할 것이다"

[편집자주] 우리가 인구학에 대해 갖고 있던 많은 생각들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가가 어느 정도 '선진화'되어야 인구 증가세가 잦아든다는 게 기존의 상식이었는데 중국은 평균 국민소득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도 전에 인구감소 추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중국은 매우 과격했던 1자녀 정책 때문에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냐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최근 세계 1위의 인구 대국 인도에서도 상대적으로 부유한 남부 지역의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의회 의석 재분배 관련 남북 갈등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인구 세계 4위인 인도네시아도 2022년 출산율이 대체 수준(현재 수준의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가 '인구감소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한국은 이 인구감소 시대의 최전방에서 척후병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겐 북한 강경론자로 익숙하지만 인구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한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콜라스 에버스타트는 여기 소개하는 포린어페어스 11·12월호 기고문에서 한국의 경우를 가장 암울하게 봅니다. 현재의 추세가 계속되면 100년 뒤 인구가 95%가 줄어 2124년에는 대한민국의 인구가 50만 명 정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물론 그 전에 국방력이 먼저 붕괴되면서 이웃국가에 흡수통합될 것입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외신이 한국을 다루는 경우는 북한발 위기가 있을 때 정도였지만 이제는 케이팝 등 문화와 페미니즘 등 사회 관련 보도가 늘었죠. 앞으로는 인구 절벽으로 발생하는 사회의 균열상에 대한 외신 보도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인구는 사회와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인구 문제를 중심으로 세상을 살펴보면 단순하면서도 그만큼 명징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서방에서는 중국이 조만간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려 할 것이라 걱정하지만 과연 1자녀 정책으로 하나가 죽으면 그대로 그 가문의 대가 끊기는 경우가 즐비할 중국의 국민들이 외침 방어도 아닌 침략 전쟁에 얼마나 목숨을 걸려고 할까요? 인구가 줄면서 세계 각국의 군대가 우수한 자원을 모집하기 위해 보다 경쟁적으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최근 한국군 장교들이 보다 매력적인 처우와 시민권을 좇아 호주군에 입대한 사례에 대한 보도도 나왔습니다. 모든 나라가 보다 우수한 인재를 위해 경쟁하는 시대에 '애국심'은 나타나는 양상을 달리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편의 학술논문을 방불케 하는 장문의 기사입니다만 다가오는 '인구감소의 시대'에 대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을 세세히 다루고 있어 한국의 미래 뿐만 아니라 세계의 미래에 관심을 갖는 모든 독자들께 일독을 강력히 권합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우리나라 60대 인구수가 처음으로 40대를 앞지르면서 50대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연령대가 됐다. 행정안전부가 4일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60~69세 인구는 777만242명으로 집계됐다. 40~49세(776만9028명)보다 1214명 많았다. 인구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어르신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10.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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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새로운 역사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으나 아직 이를 인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른바 '인구감소의 시대'다. 1300년대 흑사병 이후 처음으로 지구의 인구가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1300년대의 인구감소가 벼룩이 옮기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인한 것이었다면 다가오는 인구감소는 전적으로 인간의 선택으로 인한 것이 될 것이다.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점점 더 많은 사회가 광범위하고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인구감소 시대로 향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전 지구를 망라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고령화되어 작아지는 사회들로 구성된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순사망률--한 사회의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초과하는 현상--또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지속적인 출산율 붕괴로 인해, 지금까지는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가족 구조와 주거 형태가 일상이 될 것이다.

인류는 인구감소에 대한 집단적 기억이 없다. 전 세계 인구가 마지막으로 감소한 것은 약 700년 전, 유라시아 대부분을 휩쓴 흑사병의 여파로 인해서였다. 이후 7세기 동안 세계 인구는 거의 20배나 증가했다. 그리고 지난 세기에만 해도 인류 인구는 4배로 늘어났다.

과거의 세계적 인구감소는 흑사병이 끝난 후 생식력으로 인해 반전되었다. 이번에는 생식력의 부족이 인류 인구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이는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혁명적인 힘이 임박한 인구감소를 추동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녀에 대한 욕구가 줄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출산 장려 시도는 출산율을 대체출산율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실패했다. 미래의 정부 정책이 어떤 야심 갖고 있더라도 인구감소를 막지 못할 것이다. 세계 인구의 감소는 사실상 불가피하다. 사회는 더 적은 수의 노동자, 기업가, 혁신가를 갖게 될 것이며 더 많은 사람들이 돌봄과 지원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학이 제기하는 문제들이 반드시 재앙적인 것은 아니다. 인구감소는 인류에게 내려지는 어떤 심판 같은 게 아니다. 그저 (어렵긴 하겠지만) 새로운 맥락일 따름이고 국가들은 여전히 그 환경 안에서도 번영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정부는 고령화되고 인구가 감소하는 세계의 사회적, 경제적 과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 사회를 준비시켜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사상가들과 정책입안자들은 이러한 새로운 인구 질서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가오는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장기적인 인구감소가 사회, 경제, 권력 정치를 어떻게 재편할지 상상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멈출 수 없어 보이는 인구감소의 힘을 직시하고 고령화된 세계에서 자국이 성공하도록 돕기에는 아직 늦지 않았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subin.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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