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트래픽 급증 시대…'데이터 고속도로' 뚫는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 사장이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 'SK AI 서밋'은 SK 그룹 차원으로 매해 진행해왔던 행사로 올해에는 AI 중심의 대규모 글로벌 행사로 한 단계 격상해 개최됐다. /사진=임한별(머니S)

"현재 AI(인공지능)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실시간으로 결과를 생성하는 추론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AI 트래픽 비중이 아직 크지 않지만 (추론의 시대가 오면) 다양한 산업과 일상 전반에 AI가 스며들면서 AI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할 것입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네트워크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합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미래를 향한 도약: 차세대 AI를 위한 SK의 접근법'을 주제로 키노트를 발표했다. 차세대 AI를 준비하며 SK그룹은 무엇보다 AI 트래픽을 받아낼 수 있는 '인프라'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SK그룹의 ICT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사장은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는 증가하는 AI 데이터 트래픽이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고속도로'를 뜻한다. 산업화 시대에 자원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고속도로를 세웠듯 AI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처리하기 위한 기반시설을 세우겠다는 의미다.

유 사장은 "과거에는 네트워크 진화에 있어 속도와 용량에 집중했다면 (AI 추론의 시대인) 6G(6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AI 컴퓨팅'을 내재화해 다양한 서비스와 산업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AI 데이터센터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에지 AI 3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국에 AI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기술을 토대로 국내외 파트너와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유 사장은 "SK가 이 3가지 축을 중심으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를 만들어 2030년까지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의 AI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고 전국 풀 커버리지의 AI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중장기적으로 GW(기가와트)급 이상의 AI DC(데이터센터)를 구축해 △50조원 이상의 신규투자 유치 △55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175조원 이상의 경제효과 △지역에서의 AI 첨단산업 육성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과 그레그 브로크만 오픈AI 회장 겸 공동창업자도 이날 키노트에서 'AI 인프라'의 중요성에 대해 연이어 강조했다.

세계 최대 생성형 AI 서비스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의 브록만 회장은 "우리가 제공하는 AI 시스템은 컴퓨팅파워, 데이터, 알고리즘이 결합된 일종의 레시피"며 "이 때문에 우리는 칩(반도체, 프로세서)과 데이터센터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런 면에서 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만드는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브로크만은 이어 "우리(오픈AI)가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건설과 데이터센터 비즈니스 공급망이 뒤에 붙어있다"며 "AI가 막대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5GW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고 하면 이를 구축하는 데만 해도 8만개의 일자리가 필요하고 수천 개의 운용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AI가 다양한 방면에서 효용을 창출한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특히 인프라부터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서비스까지 SK그룹이 가진 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에너지부터 데이터센터 구축, 운영, 서비스 개발, 활용사례(Use Case)까지 전부 커버하고 있는 곳은 전세계에서 그리 흔치 않다"며 "이 모든 것을 갖춘 SK그룹은 파트너와 협력해 AI가 좀 더 우리 세상으로 빨리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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